/장면주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기술지원과 박사
 
우리 식탁 위에 오르는 식재료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전라남도 구례에서 온 것일까? 지구 반대편 남아메리카 브라질에서 온 것일까? 교통과 정보의 눈부신 발달로 남미에서 생산된 원두를 내려 커피를 마시고, 유럽 각지의 농가가 생산한 농산물을 유통마트의 가공 제품으로 만나기도 하며 외식을 할 때도 수도 없이 만난다.
 우리가 매일 먹는 소중한 식재료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소비자가 쉽게 알 수 있게 하는 푸드마일리지가 있다. 푸드마일리지는 생산자의 손을 떠나 소비자의 식탁 위에 오르기까지의 이동 거리를 의미한다. 푸드마일리지를 산출하는 방법은 식재료의 수송량에 수송 거리를 곱하여 구하는 수치이며, 이는 식재료 수송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등이 지구환경에 미치는 환경부하의 심각성을 측정하기 위한 지표이다. 푸드마일리지 수치가 높을수록 생산지에서 소비자와의 거리가 멀어지는데 자가 생산보다 지역생산, 국내산보다 수입산, 특히 선박을 통해 유통되는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많아진다. 농산물이 대량으로 선박이나 항로를 통해 들어오게 되면,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아지고 지구환경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푸드마일리지는 우리 농산물을 보호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정과 학교급식 등을 통해 먹는 식재료에 푸드마일리지를 적용하면 이산화탄소 배출이 낮은 우리 농산물, 가공제품을 사용하도록 소비자를 유도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의‘탄소저감 융복합경영체의 푸드마일리지 분석에 관한 연구’의 2019년도 결과에 따르면, 전남 곡성의 농가맛집에서 실제 사용하는 식재료는 자가생산이거나, 곡성군내 식재료, 전남지역 식재료를 가져다 쓰는 경우는 100%이다. 자가산 농산물을 사용한 경우의 푸드마일리지는 0.71t?km이다. 만약 농가맛집에서 6가지 품목인 두부, 토란, 들깨, 돼지고기, 표고버섯, 밀가루 등의 식재료를 중국에서 수입한 농산물을 쓰는 경우의 푸드마일리지가 29.91 t?km로 39배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9.60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푸드마일리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소비자의 식탁과 생산자의 거리가 가까운 우리 농산물 소비가 확산된다면 우리 농업을 지키고, 국민 건강을 향상시키며, 나아가 환경까지 보전하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우리 농산물을 활용한 농식품 소비는 우리 농업이 살고 농업인이 행복해지는 귀한 첫걸음이다. 이 걸음을 내딛기 위해 우리가 먹는 식재료가 어디에서 오는 지 염두에 둬야 한다.
 세계 시장 개방화와 수입산 농산물 유통으로 국내 농산물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소비자가 앞장서 푸드마일리지를 따져보고 현명한 소비를 한다면 생산 농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농업은 우리의 생명과 같다. 오랜 시간이 지나더라도 그 의미와 가치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건강한 먹을거리를 통해 살아 숨 쉬는 풍요로움의 땅, 희망의 땅이  되었으면 한다. 푸드마일리지를 통해 우리 농업과 환경을 보전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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