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지만 얼굴없는 천사는 소년소녀가장을 위한 기부활동을 가능하다면 자녀에게까지 한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습니다.”

‘얼굴없는 천사’가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이웃에 대한 나눔의사를 밝혀 각박한 세태에 따뜻하고 조용한 울림을 전했다.

2일 오전 11시께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로 절차에 따라 지난달 30일 도난당한 ‘얼굴없는 천사’의 성금이 센터로 전달됐다.

이날 센터는 지난달 30일 충남에 거주하는 30대 2인조 절도범에게 도난당한 ‘얼굴없는 천사’의 성금을 경찰에서 집계한 금액과 동일한 6016만 3210원으로 확인했다. 이번 성금은 소년소녀가장을 위해 써달라는 ‘얼굴없는 천사’의 뜻에 따라 취약계층에게 방한복과 장학금 지급 등에 쓰일 예정이다.

이날 노송동 주민센터 최규종 동장은 성금의 집계를 마친 뒤 가진 기자인터뷰에서 “지난달 30일 성금이 도난당한 사실을 안 ‘얼굴없는천사’에게 연락이 와 황당한 심경을 전했다”면서 “만약 성금을 못찾는 일이 생긴다면 다른 대안을 생각해보겠다는 뜻을 전화로 전한 바 있다”고 말했다.

또 얼굴없는 천사는 ‘선행을 자녀가 이어 지속적으로 하고싶다’는 의사를 밝혀 이번 사건으로 인해 20년간 남몰래 이어진 선행이 중단될 수 있지 않느냐는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최 동장은 이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얼굴없는 천사에게 기부금 전달방식을 직접 전달하는 등의 방식을 요청했지만, 신원노출 등의 이유로 거부의사를 밝혔다”며 “언론 등을 통해 얼굴없는 천사의 선행이 알려진 만큼 이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얼굴없는 천사는 지난 2000년 4월부터 ‘소년소녀가장을 위해 써달라’며 최근까지 모두 21차례에 걸쳐 모두 6억 6850만 4170원 기부해, 5290세대의 취약계층에게 방한복, 장학금 등을 지원했다./김용기자‧km4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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