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쥐띠해인 경자년. ‘흰 쥐띠’ 해이다.
  “가야 지역 창고형 고상 가옥에 쥐와 고양이가 장식되어 있다. 곡식 창고에 올라오는 쥐 두 마리를 노려보고 있는 고양이의 모습으로 보아, 예나 지금이나 곡식 창고나 뒤주의 주인은 쥐였다. 조선시대 쥐그림은 들에서 수박이나 무를 갉아먹고 있는 모습을 많이 그렸다. 신사임당(申師任堂)의 ‘수박과 쥐그림’이 대표적이다. 쥐 두 마리가 수박의 빨간 속살과 그 앞에서 씨앗을 먹고 있는 쥐 한 쌍, 나비 등이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수박은 씨가 많다. 씨가 많다는 것은 다산과 풍요를 의미한다.”<천진기 국립전주박물관장>
  쥐는 전통적으로 재빠르고 영리하지만 농작물과 사람에 해를 끼치는 동물로 여겨져 왔다. 또 다산의 상징으로 쥐를 바라봤다.
  종교에 따라 쥐를 생각하는 것도 다르다. 
  불교의 ‘아함경(阿含經)’에서는 인간의 일생을 갉아먹는 흰쥐와 검은 쥐는 시간의 상징이다. 유교에서는 간신, 수탈자에 비유되며 기독교에서도 악의 상징이다. 힌두교에서는 쥐를 사려 깊은 동물로 해석한다. 쥐는 애니메이션 ‘톰과 제리’ ‘미키마우스, 미니마우스’을 통해 우리에게도 아주 친숙한 캐릭터다.
  또 쥐는 자연의 이변이나 닥쳐올 위험을 예감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알려져 있다. ‘쥐가 배에서 내리면 폭풍우가 온다’는 속담이나 ‘쥐가 없는 배는 타지 않는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현대의 작가들은 쥐를 어떻게 바라볼까?
  우진문화재단과 우진청년작가회가 공동주관하는  기획전시 띠전, '쥐와, 고양이와 방울'전이 29일까지 우진문화공간 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띠전에서는 쥐와 떼어놓을 수 없는 동물인 고양이와 방울을 함께 엮은 작업을 보여준다. 쥐가 가진 상징적 이미지, 유형 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이다. 
  도내에서 활동하는 강현덕, 고기현, 고은화, 김동헌, 김성민, 김성석, 김성수, 김수진, 김원, 김판묵, 김학곤, 박성수, 박지은, 박진영, 송지호, 양성모, 엄기석, 이은경, 이일순, 이정웅,,이주리, 이철규, 이호철, 이홍규, 이효문, 임택준, 장영애, 조병철, 조헌, 조현동, 최정환, 한정무, 홍경태, 홍남기 등 34명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지역에서 작업으로 생활하는 전업 작가들이 띠 동물을 기념하는 전시를 넘어 새로운 작품 세계에 도전하는 각오도 보여 준다.
  관람객을 위한 이벤트도 열린다.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 작품 경매를 실시하고 2020년 캘린더를 준비해 현장에서 작가의 지도를 받아 관객이 직접 달력 그림을 그리고 소장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한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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