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도 명절 가족들과의 상봉을 꿈꾸는 부모들의 발걸음을 막지 못했다.
8일 오전 8시 전주역은 설 연휴 호남과 전라선 기차표 예매를 기다리는 시민들 80여명으로 북적였다.
전날부터 계속된 비에도 불구하고 전주역 역사 안에는 매표소에서부터 대합실 입구까지 가로지르는 긴 줄이 늘어섰다. 8시부터 시작되는 설 연휴 열차 예매를 위한 행렬이다.
대부분 중장년층으로 이뤄진 이들은 열차 시간표와 승차권 구입신청서를 손에 꼭 움켜쥐고 있었다.
이른 시간이었지만 이들의 표정에는 피로 대신 기대감이 한껏 깃들어 있었다. 비교적 뒤쪽에 줄을 선 이들 가운데서는 다소 염려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코레일은 8일 오전 8시부터 설 연휴 열차 오프라인 예매를 시작했다. 온라인 예매는 그보다 한 시간 빠른 7시부터 시작됐다.
그런 사정이다 보니 줄을 선 시민들 가운데 일부는 연신 스마트폰을 보며 남은 좌석 수를 확인하는 등 예매가 끝난 것은 아닌지 불안해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예매권 판매 5분 전을 알리는 역무원의 목소리가 들리자 담소를 나누는 등 소란스럽던 역사 내에 정적이 깔렸다.
2개의 매표창구에서 예매권 판매가 시작되자 시민들은 역무원의 안내에 따라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발권을 시작했다.
원하는 좌석 예매에 성공한 이들은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발권 소식을 전하며 귀가하는 등 각자 발걸음을 옮겼다.
6시가 조금 넘은 시간부터 줄을 서 기다렸다는 송모(46·여)씨는 “다행히 원하는 좌석을 구할 수 있었다”며 웃었다.
반면 일찍부터 기다렸다고 해도 모두가 원하는 좌석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예매가 시작된 지 불과 10분이 채 안돼서 “입석밖에 없다”는 직원의 말이 대기자들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앞서 발권한 이들 중에서는 입석표나마 손에 쥐고도 아쉬운 얼굴을 한 채 “애들이 그 긴 시간을 어떻게 서서오느냐”며 역무원에게 통사정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코레일 전북본부에서는 9시 30분을 기준으로 예매를 종료했다.
이날 코레일에 따르면 전주역에서 오전 8시에 시작된 설 승차권 예매는 오전 9시 30분께 종료됐고, 약 150명이 총 548매가 발권됐다.
또 관내 20개 역 창구 및 10개 승차권 판매대리점에는 모두 1076명의 시민이 방문해 현장 발권을 마쳤다.
한편 코레일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인터넷 등을 통해 잔여석 예매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김수현수습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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