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해제 기대로 중국 관광객 유치에 속도를 내던 전북도는 ‘우한폐렴’이라는 돌발변수로 관광객 유입에 발목이 잡혔다.
자고 일어나면 우한폐렴 확진·사망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중국이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자국민의 해외 단체 여행을 제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일부 지자체에서는 중국 단체 관광객 방문 일정을 취소하는 등 방역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도 역시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중국 단체 관광객의 일정을 취소하는 등 조치에 나서고 있지만, 도내 관광객 중 중국인 관광객의 비율이 높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8일 도에 따르면 겨울방학을 이용해 다음달 3일부터 6일까지 중국 학생 및 학부모들 50명씩 2팀이 도내 관광지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모두 취소했다.
또 같은달 23일부터 26일까지 전통문화교류 공연을 위해 100여명의 학생 및 학부모가 방문을 계획했지만 잠정 연기한 상태다.
충남도 역시 지난 27일 2월 방한할 예정이었던 3000여명의 중국 단체 관광객의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이들 여행객은 중국 산둥성·길림성 등 우한 지역과 거리가 있는 지역에 거주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도는 지난 2016년부터 중국 등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 특수목적관광단을 운영해 꾸준히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2017년과 2018년 사드사태와 메르스의 영향으로 10명에서 20명 안팎에 불과했던 관광객이 2019년부터 큰 폭으로 늘어났다.
태권도와 전통문화교류를 매개로 중국 학생들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지난해 1월과 2월엔 323명의 중국인이 지역을 방문했다.
실제 이 기간 지역에서 중국 관광객이 쓴 액수는 1억 2000만원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한한령 해제 기류까지 보이면서 지난주 송하진 지사는 태권도원을 활용한 중국 관광객 유치 전략 마련을 주문, 도내 관광시장 활성화를 독려했다.
그러나 당분간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을 비롯해 해외 관광객의 발걸음이 뜸해질 것으로 점쳐진다.
이로 인해 도내 관광시장이 침체기에 빠질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도는 인바운드 업계와 중국 관계자 등과 긴밀한 체계를 구축해 상황 파악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해외 관광객 유치가 어렵기 때문에 국내 관광객을 타깃으로 지역 방문을 유도할 방침이다.
아울러 대만, 말레이시아 등에 지역 관광지를 홍보하고, 중국이 도내 관광지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한국과 중국 명예부지사를 활용해 관계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우한 폐렴 사태로 도내 관광시장이 위축 될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그러나 침체된 시장을 조기에 회복시킬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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