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한과 기침 등 가벼운 감기 증세가 있던 직장인 A(43)씨는 인근 동네 병원이 아닌 전북대학교병원을 28일 방문했다.

최근 국내에서 소위 ‘우한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한다는 소식과 지난 설 명절에 서울 소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부모님을 방문했던 일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A씨는 “평소라면 인근 동네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았겠지만, 국내에서도 우한폐렴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전주에서도 의심환자가 있었다는 소식에 불안해 대학병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우한폐렴 확산에 따른 도민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폐렴) 네 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부쩍 늘었는가 하면, 해외여행을 극도로 자제하는 분위기다.

실제 우한폐렴 확산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을 반영하듯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게시된 ‘중국인 입국 금지 요청’의 청원글은 게시 6일만인 이날 오후 5시 기준 53만 8748명의 동의를 얻었다. 이날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전 국내에서 네 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 내국인 C씨(55)를 확인했다.

이처럼 우한폐렴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시민들의 생활 패턴도 바뀌고 있다.

직장인 김모(27‧여)씨는 “명절동안 전국각지에서 전북을 찾은 가운데 우한폐렴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이 많다는 소식이 들리자 주변에서 기침이라도 하면 혹시나 하는 마음을 거둘 수 없다”며 “미세먼지가 많지도 않고 감기증상도 없는데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4살 자녀를 키우고 있는 최모(30)씨는 “지난달 병원에 아이 예방접종을 예약했는데 우한폐렴 확산 소식에 병원을 가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이다”며 “아직 전북지역에 확진자 소식은 없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 때문에 선뜻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군산과 중국 산둥성을 오가는 국제여객선이 내달부터 운행을 재개함에 따라 우한폐렴에 대한 도민들의 불안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군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여객선 점검으로 중단된 노선을 내달부터 재개할 계획이다.

지난해 해당 노선을 이용해 군산과 중국을 오간 이들은 35만 2889명에 달하며 이중 중국인은 31만 3200명이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군산여객터미널 관계자는 “우한폐렴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이 높아지는 만큼, 기존 열화상 감지기를3대로 늘리고, 검역관 또한 확충해 검역을 강화할 방침이다”며 “기존 입국자를 대상으로 했던 검역을 출국자까지 포함하는 등 검역을 확대해 우한폐렴이 확산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김용기자‧km4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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