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마스크를 주문하려니 너무 대량으로 고가에 팔길래 마트에서 구매하려 나왔는데 매대가 텅텅 비어있어 당황스럽네요. 어린 아이들도 있어서 오늘은 마스크를 꼭 구매해야 하는데 큰일입니다."

30일 전주 대형마트를 찾은 30대 주부 서 모씨는 텅텅 빈 마스크 매대 앞에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우한 폐렴)이 기승을 부린다는 보도들이 잇따르면서 가족들을 위한 위생용품을 사러 마트를 나왔다가 빈손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열흘이 지났지만 불안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위생용품의 품절과 수요 급증으로 인한 가격 폭등까지 이어지면서 도민들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마트 전주점의 경우 30일 오전에 이미 KF(코리아 필터)기능이 더해진 마스크가 모두 동이 난 상태였다. 아동용 마스크 몇장만이 휑한 매대를 지키고 있었다.

손소독제가 비치된 매대엔 손님들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면서 품절을 앞두고 있었다. 실제로 이마트 전주점에 따르면 본격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발 전인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마스크 판매량은 40% 증가했고, 손세정제는 124% 신장했다고 밝혔다. 설 연휴 이후부턴 본격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추세라는 게 마트의 설명이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마트에서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한 시민들은 약국과 H&B(헬스 앤 뷰티) 토탈매장, 편의점 등을 찾아 가까스로 마스크와 손세정제를 구입하는 진풍경을 펼쳤다.

문제는 수요가 몰리면서 지나친 가격 상승이 동반되고 있다는 데 있다.

인터넷 오픈마켓의 경우 20~25개가 들어 있는 1~2만 원대 제품은 이미 설 연휴 전부터 품절된 상태이며 개당 3천 원 이상의 고가 제품만 대량구매 가능하도록 설정돼있어 소비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구매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

실제로 한 쇼핑몰에 입점한 A업체는 바이러스 차단 기능도 없는 단순 부직포 마스크를 평소 110원에 팔던 것을 이번 사태 이후 12배나 올린 개당 1,398원에 판매를 이어가다 소비자원에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다.

이미 결제까지 마친 제품에 대해 판매자가 수요 부족을 이유로 고객에게 주문 취소를 강권하는 경우도 인터넷에 속속 올라오면서 '한탕'을 노리는 비양심 판매자들에 대한 성토도 이어지고 있다.

전북의 한 맘카페에선 손소독제를 구하지 못한 회원들끼리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에탄올과 정제수, 글리세린 등을 활용해 직접 손소독제를 만들자는 방법 등이 공유되는 등 비싼 손소독제를 대체하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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