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보 전북도 복지여성보건국장 
이맘때면 전북도립여성중고등학교의 전화벨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학교에 입학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준비할 서류는 무엇인지를 궁금해하는 문의 전화에 어수선하다.
매년 10월부터 다음해 2월 초까지 전북도립여성중고등학교는 중학교, 고등학교 신입생을 각각 30명씩 모집하고 있다. 중학교 의무교육 추진, 학습자의 노령화로 학생 모집이 쉽지는 않지만 2019년부터는 다문화 이주여성도 입학하면서 지원자의 폭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전북도립여성중고등학교는 가부장적인 사회문화와 가정형편 곤란으로 배움의 시기를 놓친 여성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광역지자체가 설립하여 운영하는 전국 유일의 공립학교이다.
1998년 평생교육법에 의해 교육감으로부터 지정받은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로 일반학교와 동일한 3년제 정규과정(중·고 각 3학급)을 운영하는 학교이다. 개교 이후 꿈과 행복이 넘치는 평생교육의 이념으로 교육 기회를 제공하여, 2020년 1월 제20회 졸업생까지 1,437명(중 736명, 고 701명)을 배출하였고 졸업생의 70%가 상급 학교로 진학하였다.
학교 정규 교육과정과 더불어 1인 1기 동아리 활동을 운영하고 있으며 대학진학과 취업 준비 기반 마련을 돕기 위해 커피바리스타, 그림책할머니, 방과후 아동지도사, 컴퓨터 등 자격증취득 과정과 수채화, 사물놀이, 합창 등 자신의 잠재능력계발 과정도 병행하여 특별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매년 다양한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해 학교생활의 즐거움을 더하고 있다. 신학기 어색함을 날리고 학우간의 화합과 우애를 다지는 3월 명랑운동회를 시작으로 학생회 주관으로 열리는 협동과 나눔의 장 5월 학생바자회, 6월 백일장, 9월 사생대회, 학교생활의 마지막을 추억할 10월 졸업여행, 그리고 1년간 교과목 수업과 동아리 활동을 통해 갈고 닦은 실력을 마음껏 발산하는 11월 학습발표회까지 학생들은 그동안 몰랐던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행해지는 여러 가지 경험을 쌓아 갈 수 있다.
학생들은 이런 다양한 학교 행사를 통하여 잊지 못할 추억을 갖게 될 뿐만 아니라, 집단상담 및 개인상담으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고 자존감 회복에 도움을 받기도 한다.
학교에서 3년간 지식과 경험이 쌓이고 쌓이면 어느덧 떠날 시간이 다가오고 아쉬움과 함께 빛나는 졸업장을 품에 안고 또 다른 꿈을 꾸며 새로운 출발을 시작한다. 마음 속 깊은 곳에 고이 접은 꿈을 펼칠 새날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는 졸업생의 뒷모습이 설렘으로 가득해 보인다.
실제 학생들은 많은 망설임 끝에 학교에 발을 디디게 된다. 망설이고 망설이다 용기 내 학교 문턱을 넘었지만 쉽지 않은 학교생활에 주저앉고 싶은 마음에도 열정적인 선생님과 든든한 학교 울타리가 있어 변치 않고 만학의 꿈을 펼칠 수 있다.
20년을 한결같이 성인여성의 꿈이 실현되도록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는 전북도립여성중고등학교는 만학(晩學) 교육의 상징이며 늦깎이 학생의 소중한 꿈과 무한한 가능성을 키워나가는 교육의 장으로서 변함없이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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