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조 전주시 덕진구청장

감기를 완벽하게 치료할 수 있는 약은 아직 없다. 감기 증상을 완화시켜 그저 참고 견딜 만하게 도와주는 소염진통제나 항생제 정도가 시중에 감기약이라는 이름으로 유통된다.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200여개로 알려져서 모든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을 갖도록 예방주사를 맞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 어떤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이 되고 어떠한 약과 처방, 치료로 해결해야 할지를 결정하는 일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감기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고민이 깊어지기도 전에 사람의 몸은 저절로 면역체계를 회복해 저절로 낫는다. 인체의 신비다.
최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가 발원지로 손꼽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유행하면서 일상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마스크를 쓴 채 거리를 지나는 사람도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 아니면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일상이 됐다. 마트와 시장, 관광지 등 평소 많은 사람들이 몰리던 장소에도 발길이 다소 줄었다.
코로나 바이러스(Coronavirus)는 리노바이러스(Rhinovirus) 등과 함께 사람에게 감기를 일으키는 3대 바이러스로 알려졌다. 동물들 사이에서만 유행하던 바이러스가 생존을 위해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 사람에게 넘어오기도 하는데 코로나 바이러스가 대표적이다. 과거 유행했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SARS)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MERS)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처럼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호흡기 질환의 일종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은 발원지로 알려진 중국 내 감염자가 2만 명이 넘어서고, 사망자도 425명에 달하는 등 그간 유행했던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호흡기 질환 중 가장 큰 피해를 주고 있다. 국내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환자는 현재까지 중국인을 포함해 16명이 나왔다. 감염경로는 9명은 중국, 1명은 일본, 1명은 태국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나머지 5명은 2차 감염 환자로 분류되고 있다. 다행히 아직 사망자도 없다. 이는 감염이 급속도로 확산된 중국과는 달리 국내 감염자의 경우 대부분 증상이 나타난 지 얼마 경과하지 않은 초기에 발견되면서 지역사회 확산을 막았기 때문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경각심은 가지되 개인위생수칙만 준수한다면 걱정과 불안감, 공포감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개인위생수칙은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 씻기’, ‘옷소매로 가리고 기침하기’ 등이다. 이것만 잘 지켜도 바이러스 감염증은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또 최근 중국을 방문했거나 감염자와 접촉했던 사람은 호흡기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반드시 관할보건소나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 등에 상담하는 것도 중요하다.
감염증이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안전해질 때까지는 가급적 불특정 다수가 몰리는 장소는 피하는 것도 좋다. 한 장소에 많은 사람이 모이면 그만큼 사람간 접촉이 늘고, 바이러스가 전파될 가능성도 커진다. 전주시도 이러한 이유 때문에 정월대보름 행사 등 시 주관 행사의 대부분을 연기하거나 취소했으며, 시청과 구청, 주민센터, 공공 도서관과 청소년시설, 복지시설, 문화시설 등에 소독을 실시하고 손소독제 등 위생용품을 비치했다.
예방이 최선의 선택이다. 시민 모두가 알고는 있지만 일상 속에서 가볍게 여기며 소홀히 했던 개인위생수칙을 준수하는 일과 평소 균형 잡힌 식단, 규칙적인 운동 등을 이어가는 노력이야 말로 진정한 감기약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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