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공습을 받았다. 감염증 확진자의 주 이동경로가 군산 도심을 관통했음이 확인된 이후부터다. 술집·식당가 등의 밀집지역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고, 헬스장·대중목욕탕 등도 마찬가지다.
이 지역의 자랑중 하나인 근대역사문화 유산을 찾는 관광객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관련업종의 타격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도내에서 유일하게 운항중인 군산항국제여객터미널도 이번 공습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5일 오전 9시 한창 붐벼할 군산국제여객터미널은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석도에서 군산으로 입항해야 할 여객선이 잠정 중단됐기 때문. 매 회항차 마다 평균 500~900여 명의 중국 소상공인들이 드나들었던 이곳은 당분간 승객 없이 화물만 실어나를 것으로 보여 한산함은 이어질 전망이다.
그것도 애초 2척의 여객선이 매주 6항차 운항했던 계획을 줄여 1척이 3회 운항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 스다오(石島) 간을 오가는 2척의 여객선을 지난달 23일부터 휴항한 석도국제훼리(주)는 지난 1일부터 운항을 재개하려던 계획을 수정해 오는 10일로 미뤘다.
지난 중국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발병 확산이 이어지면서 중국 내륙 운송이 원활하지 않아 사실상 운항이 중단된 것이다.
김상겸 석도국제훼리(주) 대표는 “이번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회사의 존폐가 걱정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밝히고 “오는 10일 운항 여부도 불투명해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오는 4월 이후부터는 경영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흥남동에 위치한 A사우나. 8번 확진자 다녀간 사우나가 아니지만, 손님들의 발길은 뚝 끊겼다. 확진자가 간 곳이 ‘사우나’라는 것이 연쇄 반응을 일으켜 기피 장소가 된 것이다. A사우나 주인은 “손님이 붐비는 주말 같은 경우, 많게는 300여 명이 찾았지만, 지난 주말에는 50명 내외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가게뿐만 아니라 군산지역 전체 목욕탕, 사우나가 같은 처지”라며 “불특정 다중이용 업소에 대한 시민들의 기피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코로나는 시민들의 의식 및 외식 문화를 크게 바꿨다. 5년간 고등학교 친목 모임을 이끌고 온 B모임 회장은 매월 해왔던 정기모임을 취소했다.
그는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군산이 난리다. 다른 모임들도 취소되고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가 사람들의 만남 자체를 없애 버린 것 같다”고 강조했다.
지역 음식점도 신종코로나 직격탄을 맞고 있다. 30평 규모의 나운동 삼겹살 전문점. 15석의 테이블이 마련됐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 8번 확진자 소식 이후 3개 테이블 이상의 손님을 받아 본 적이 없다. 단체 손님은 아예 발길이 끊겼으며, 2명 또는 3명의 손님만 간간히 보일 뿐이다. 이곳의 사장은 “이틀에 한 번꼴로 소독을 하고 있다는 안내문과 종업원들의 마스크 착용 등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손님들에게는 신종코로나 공포가 더 강력하게 다가온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쉰다.
지역 학원가도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피해를 비켜 갈 수는 없었다. 군산에서 제법 큰 영어학원인 수송동의 C학원. 지난 4일 오후 3시 겨울방학 맞아 한창 수업이 진행돼야 하지만, 학생은 없고 사무를 보고 있는 원장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군산지역 사립학원 529곳이 2주간의 잠복기가 끝나는 14일까지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C원장은 “학교에 이어 학원까지 임시 휴원하는 것은 학생 피해를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학원을 운영하는 당사자에게는 큰 피해로 다가오고 있다”며 “2주간 쉬는데 학부모들에게 한달 교육비를 청구할 수 없는 상황이고, 그런다고 교사들의 월급을 깎을 수도 없는 처지”라고 하소연 했다.
 /군산=임태영기자·kukuu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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