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일과중 가장 행복한 아들과의 영상통화.
▲ 저녁7시 일을 마치고 태국식으로 저녁식사를 준비해 태국인들과 함께 밥을 먹고 있다.
 
▲ 전미동의 미나리 농장 비닐하우스 작업장에서 껑으엉씨와 동료들이 익숙한 손놀림으로 미나리 선별작업을 하고 있다.
▲ 저녁식사를 마치고 3명이 함께 지내는 쉼터인 컨테이너 문을 열고 있다.
어느새 바닥을 넘어 무릎까지 차오르는 미나리

9명의 생계 책임 진 껑으언의 미소, “일 더 하고 시퍼요”

혹시 지금 힘드신가요?
그럼 이 사람 이야기를 들려 줄께요.
그녀의 어깨 위에는 9명의 생계가 달려 있어요.
76세의 아버지와 73세의 어머니,
언니 셋을 포함한 형제자매 다섯 명,
그리고 아들 둘….
전주시 전미동의 한 미나리농장에서 억척스럽게 일하는
태국에서 온 껑으언 싱두엉 씨(35)의
가족사항입니다.

그는 부모님 봉양과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지난 2017년 6월 한국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이후 전주의 미나리 농장에서
격무의 일상을 반복해 왔습니다.
아침 6시에 출근하면 새참과 점심시간, 휴식시간 말고는
하루 종일 서서 미나리를 다듬는게 일상입니다.

“일곱 살 아달과 (영상)통화, 좋아요.
건강 하다, 기분, 좋아요.”
“싸장님 잘 해 줘요.
일꾼 아니라 가족처럼 잘 보살펴 저요, 일 더 하고 시퍼요,“
이곳에서 지낸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한국어가 서툴러 힘들어 합니다.
그래도 일이 있어 행복하답니다.

껑으언 씨의 한달 수입은 약 180만 원 정도이지요.
이 중에서 70%가 넘는 140만 원 가량을 가족에게 송금합니다.
태국에선 석 달 정도 일해야 받을 수 있는 돈을
한꺼번에 송금할 수 있으니 가장 큰 행복이랍니다.
자신의 용돈은 없습니다.
허리가 아플 때마다 고향의 가족을 떠올리면
절로 에너지가 솟구친다고 합니다.
석유왕 ‘존 D 록펠러’는 “어떤 성공이든 인내(忍耐)보다
더 필수 자질은 없다. 심지어 천성까지 극복한다“고 말했습니다.
껑으언 씨의 인내는 고통마저 백만불의 미소로 변화시킵니다.

혹시 지금 힘드신가요?
그럼 미나리 농장에서 땀 흘리는
껑으언 씨를 생각해 보세요.

글·사진/장태엽기자·mode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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