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기업 중견급 영업사원 이모(47·전주시 효자동)씨는 요즘 악수하기를 꺼린다. 직업 특성상 악수가 일상이나 다름없었던 그에게는 다소 어색한 상황이지만, 어쩔 수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불러온 결과다.

그는 “통상 하루에 30차례 이상은 악수를 하는데 요즘은 10차례도 안 되는 것 같다”며 “이것도 고객과 소통하는 한 방법인데 조금은 아쉽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섭섭하다는 이야기도 듣는다”고 말했다.

 

#2. 회사원 김모(43·전주시 금암동)씨는 최근 습관이 하나 생겼다. 평소 사무실, 커피숍 등의 문을 열고 들어갈 때는 손잡이를 잡고 문을 열곤 했으나, 요즘에는 어깨로 문을 밀고 들어가게 된 것이다. 불편하다며 생전 끼고 다니는 일이 없던 장갑도 오랜만에 찾아 끼웠다. 나갈 때 마스크를 챙기는 것은 기본이다.

그는 “어색하고 갑갑하긴 한데 이걸로 안 옮으면 좋지 않겠느냐”며 “유난이라는 사람들도 있지만 최소한 마스크정도는 하려고 노력한다. 조심할 수 있는 한은 조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시민들의 일상생활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바깥 활동을 자제하거나, 평소에 없던 습관마저 생길 정도다. 점차 ‘집 밖은 위험해’에서 ‘이불 속이 안전해’라는 인식으로 바뀌고 있음을 짐작케 하고 있다.

우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6일 오전 전주시 덕진구 시외버스정류소는 한산했다. 학교들이 방학 중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겨우 두세 명 정도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을 뿐이었다. 매표소 직원은 “요즘처럼 사람들이 나다니지 않는 모습은 처음 보는 것 같다”며 “꼭 필요해서 이동하는 사람들이 아니고서는 이용하는 사람이 없다”고 귀띔했다.

시내버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대학교 앞 버스정류장은 평소 열 명 넘는 사람들이 기다리던 곳이었음에도 휑하니 비어있었다. 여느 때라면 가득 찬 사람들을 싣고 지나갔어야 할 버스 안쪽으로 넉넉히 남은 자리들이 눈에 띄었다. 한 택시 기사는 찾는 손님이 하도 드물어 한 시간에 한 명이나 태운 것 같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마스크 착용은 생활 일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마스크 품귀 현상 탓에 SNS 상으로 업데이트되는 마스크 판매 관련 정보를 찾아보는 사람들도 많다. 식당에서 기침이라도 할라치면 온 사방에서 쏟아지는 시선을 감내해야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은 개인위생에도 보다 신경을 쏟게 만들었다.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손을 씻는 동안 속으로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면 30초에 딱 맞추어 끝낼 수 있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을 정도다.

코로나바이러스 탓에 예민해진 신경과 분위기 탓에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이날 만난 한 시민은 “코로나바이러스 이야기가 나온 후에 이것저것 신경 써야 할 게 늘어서 피곤하다”며 “하루빨리 상황이 마무리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김용기자‧km4966@ 김수현수습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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