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4번째를 맞는 전주한지문화축제가 진통을 겪고 있다. 최근 전주시와 김선태 축제조직위원장이 명칭 변경과 함께 개최 시기를 매년 열리던 5월에서 9월로 일방적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전주한지문화축제는 전주한지를 중심에 둔 대중적인 축제다. 강원도 원주한지문화제보다 더 오래된, 전국에서 주목받는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다. 축제 자체가 바로 전주시의 자산인 것이다. 하지만 20여회를 넘기는 동안 한지축제도 부침이 많았다. 시민들로부터 인기를 끌기도 했지만 비판도 많이 받았다. 축제 장소를 한국전통문화전당으로 옮긴 뒤에는 방문객의 감소로 곤란을 겪었고 장기적인 발전전략이 잘 보이지 않는 진부한 프로그램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최근에는 축제운영을 맡은 일부 인사들이 한지축제 공공성을 무너뜨려 결국 당시 오태수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이 조직위원장을 맡게 됐고 오 원장의 잔여임기를 김선태 현 원장이 이어 받게 됐다. 이런 과정에서 전주시의회가 한지축제에 대한 불신을 보내며 예산을 ‘한지산업대전’으로 편성하기에 이른 것이다.
  문제는 전주한지문화축제가 전주시의회로부터 불신을 받는 사태에 이르기까지 한지축제조직위원회가 거의 역할을 못했다는 것이다. 시의회가 전주한지문화축제 명칭을 바꾸려고 하는 동안 이 사실을 알고 있던 사람은 김선태 조직위원장을 포함한 몇 사람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한지산업대전을 치른다는 이유로 개최 시기를 9월로 변경하기까지 대다수 조직위원들은 이런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고 한다. 축제 이름이 바뀌고 개최 시기도 변경되는 과정에서 한지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있다는 조직위가 제대로 가동되지 못한 사실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비록 시에서 예산을 받지만 축제 방향성과 시기 등 주요한 사항에 대해 조직위에서 토의를 거쳐야 하는 게 맞다. 지난달 열린 조직위위원회에서 사실상 ‘통보’를 받은 조직위원. 그들이 느끼는 자괴감은 전주문화예술의 현 수준일수도 있다.
  9월에 연다는 한지산업대전을 놓고도 확인되지 않은 무수한 억측들이 퍼지고 있다. 다 전주한지를 깎아 먹는 독소다. 이제라도 귀를 열고 소통해야 한다. 정상적인 조직위원회 운영을 통해 전주한지문화축제가 제자리로 돌아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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