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법원이 본연의 임무인 재판 업무를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이재영 제51대 전주지방법원 법원장(57·18기)이 13일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법원이 처한 현재 상태를 사법 70년 역사상 가장 큰 위기라 진단, 국민으로부터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을 우공이산(愚公移山)이란 고사성어를 들어 표현했다.

이 법원장을 만나 법원이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안 등을 들었다.<편집자주>

 

Q. 전북 지역에서의 근무는 처음이다. 지역에 온 소감을 밝혀 달라.

A.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법조삼성(法曹三聖)의 숨결이 깃든 전주지방법원에서 근무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아울러 법원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

그동안 전주지방법원의 발전과 신청사의 신축 등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해주신 전임 법원장님과 전주지방법원 직원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또 넓고 쾌적하며 스마트한 환경의 신청사를 마련해 주신 전북 도민과 전주 시민 등에 대해서도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Q. 양승태 대법원 사법농단 사태 이후 사법부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다르다.

A. 법원이 본연의 임무인 재판 업무를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최근 우리 법원은 사법 70년 역사상 가장 큰 위기라고 하는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사법부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신뢰받는 사법부를 위해 가야 할 길은 아직 멀기만 하다.

국민으로부터 다시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출발점은 우리 법원의 본연의 임무인 재판 업무일 수밖에 없다. 당사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공정하고 충실한 심리를 통해, 올바르고 정의로운 결론에 이르는 재판이어야 한다. 성심을 다한 충실한 재판을 통해 국민이 절차와 결과 모두에 수긍하고 감동할 수 있어야만, 우리 법원은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하는 기관으로서 제 자리를 찾을 수 있다.

 

Q. 관련해 직원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한다면.

A. 우리 법원을 찾는 국민은 법률문제로 마음의 상처와 고통을 입은 우리의 이웃이다. 재판 당사자나 민원인에 대하여 원칙과 기준에 따라 업무를 처리하되, 따뜻한 마음으로 대하고 진심으로 마음의 상처와 고통을 공감해 준다면, 사건 처리결과와 무관하게 재판 당사자나 민원인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것은 우리 법원이 다시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우리 법원이 다시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는 일은 하루아침에 완성될 수 없다. 우공이산이란 말이 있듯이, 지금은 비록 어리석고 힘든 일인 것 같지만, 출근길에 법조삼성(法曹三聖)의 흉상을 마주하며 마음을 가다듬고, 성심을 다하는 좋은 재판과 훌륭한 사법서비스로 국민에게 한 걸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간다면 그 뜻을 이루고야 말 것이다.

 

Q. 43년 만에 경원동에서 만성동으로의 이전, 만성 법조시대의 막을 열었다. 신청사를 둘러본 소감은 어떠한가.

A. 전국에서 가장 좋은 시설을 갖춘 법원이라 생각한다. 좋은 시설에 걸맞은 성심을 다하는 좋은 재판과 훌륭한 사법 서비스로 도민에게 한걸음 다가가서 도민으로부터 다시 신뢰받는 사법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그것이 넓고 쾌적하고 스마트한 환경의 신청사를 마련해주신 전북도민과 전주시민에 대한 우리 법원이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우리 전주지방법원은 신청사의 준공으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법접근센터가 설치되고 원스톱 통합서비스 체계가 구축돼 국민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물적 시설이 마련됐다. 사법 서비스 제고를 위해 법관은 물론 직원 확충에 심혈을 기울이겠다.

 

이재영 법원장은 서울 출생으로 용문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2년 3월 대전지방법원 판사로 처음 법복을 입었다.

서울지방법원 판사와 서울고등법원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 부산고등법원 및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역임했다./권순재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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