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서울에서 아는 이가 전주 한옥마을에 사진전시장을 내면 좋겠다고 해서 따라다니다가 서학동에 들어서게 되었다. 한옥마을 근처에 있으면서도 눈에 잘 띠지 않았던 마을. 마치 1980년대를 연상시키는 상가와 주택과 골목길이 눈길을 끌었다.”
  ‘서학동사진관’은 김지연 관장의 우연한 발걸음으로 시작됐다.
  그는 서학동 골목에 있는 1972년도에 지은 한옥 집 한 채를 구입했다.
  1972년도에 지은 한옥 집인데 6개월 정도 공사를 해서 2013년 5월에 전시장으로 오픈을 하게 되었다. 정식 오픈하기 전까지 개관파티와 개관전을 먼저 열었다.
  3월 14일 개막한 개관전은 ‘우리 동네(Our Town)’다. 사진전공자들이 전주 골목골목을 돌며 촬영한 결과물을 선보인 자리였다.
  우리 동네는 단순히 서학동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고층빌딩으로 뒤덮여 화려하거나 세련되지 못하고, 변두리에서 작고 사소한 것에 익숙한 사람들을 가리킨다.
  2006년 진안 시골 정미소를 사들여 ‘공동체박물관계남정미소’를 일궈낸 그의 눈길이 닿는 ‘가치’는 여전했다.
  이후 서학동사진관은 기획전과 초대전을 통해 정체성을 지켜면서 어려움도 기쁨도 모두 전시를 통해 이겨내고 나눠왔다.
  “팍팍한 여건에서 하루에도 여러 차례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들면서도 버티고 있는 것은, 좋은 작가들의 참여와 뜻 깊은 여러 지인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제 ‘서학동사진관’의 원래 모습은 어떠했는지 궁금해 하는 분들이 있어 그 속내를 비춰보이고자 한다.”
  가정집으로서 역할을 다한 한옥은 전시장으로 탈바꿈을 하면서 가슴도 열어젖히고 기둥도 때우고, 구들장은 마당 디딤돌이 되면서 바뀌는 과정에 집 자체가 가진 품위와 우아함을 잃지 않았다. 방문객들이 “공간이 작품을 아우르는데 적절하다”고 말하는 이유다.
  길지는 않지만 생각이 깊어지는 공간, ‘서학동사진관’이 공개된다.
  3월 7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서학동사진관 어제와 오늘’전. 개막 행사는 3월 14일 오후 3시. 그 동안의 주요전시를 요약해서 감상 할 수 있고 이전 모습을 동영상으로도 볼 수 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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