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이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갈수록 지능화되며 서민들을 괴롭히고 있다. 급기야 전북순창에서는 보이스피싱에 당한 20대 청년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해 국민을 다시 충격 속에 몰아넣었다. 감시와 감독과 주의가 강화되는 것 보다 빠르게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의 수법이 진화하면서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국민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들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고 간 보이스피싱 범죄자를 잡아달라고 올린 아버지의 청원은 아직도 우리사회가 너무도 많은 허점에 노출됐음을 다시 한 번 확인케 했다.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이 우리가 전통적으로 중시하는 가족을 대상으로 협박하고 있다며 심각한 위기감을 심어주거나 검찰 등의 권력기관을 사칭해 심리적으로 강하게 압박, 순간적인 판단력을 흐리게 하는 지능적 수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이를 알면서도 번번이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이나 금융당국, 지자체 등이 보이스피싱에 대한 경각심을 강화한다고 하지만 이제는 이들범죄자가 노리는 대상이 시골 거주 노약자나 사회경험 적고 감수성 예민한 젊은 청년층들로 옮겨가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키우고 있다. 특히 피해가 발생할 경우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그 어느 때 보다 높아 적극적인 보호대책이 필요하지만 사실상 대부분은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 은행에 목돈을 찾으러 갈 때 직원들이 눈치껏 판단해 신고하거나 주의를 환기시켜주는 게 최후의 보루인 게 지금 보이스피싱 대책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오직 스스로 주의를 기울이는 현명한 판단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지만 순간적인 인지기능을 마비시킬 정도로 교묘하게 심리전을 이어가며 파고드는 범죄전문가를 상대하기는 쉽지 않다. 각종 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첨단정보통신기술을 동원해 취약대상자를 골라내고 한국인까지 고용해 정부나 사정기관 직원을 사칭, 전문용어까지 동원한 유창한 한국어로 사기를 치는데 넘어가지 않을 수 있다고 어떻게 장담하겠는가.
예방이 최선이지만 범죄자 검거를 위한 보다 강력한 의지, 단순가담자라 해도 예외 없는 최고수준의 처벌이 필요하다. 잘못된 순간의 선택이 피해자에겐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는 단초가 되는 일이다.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일벌백계의 처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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