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신당과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 등 야 3당이 17일 '민주통합의원 모임'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키로 합의했다. 같은 날 자유한국당, 새로운보수당, 미래를 향한전진4.0 등 보수 정당은 미래통합당으로 공식 출범했다. 4년 전 총선 때 한솥밥을 먹다가 헤어진 뒤 다시 만나 몸집을 불린 것 외엔 달라진 게 없다는 혹평이 나온다.
민주통합의원 모임으로 출범한 신당 ‘민주통합당’은 호남3당 합당으로 인식되며 별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적대적 공생관계에 따른 국회의 방만한 운영을 견제하기 위해 교섭단체 구성을 의결했다고 통합의 이유를 강조했다. 하지만 다시모인 이들은 4년 전 호남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국민의당 소속의원들의 헤쳐모여에 불과한 게 사실이다. 뿔뿔이 흩어질 땐 그럴듯한 이유라도 내세우더니 선거를 앞두고 하나가 될 때의 명분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그만큼 할 말이 없음이리다.
옹색하기는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 역시 마찬가지다. 보수가 분열된 지 3년여 만에 다시 한 살림을 차렸지만 이 역시 당명만 바뀌었을 뿐 도로 ‘새누리당’이란 평가가 나온다. 보수통합이라면서 유승민의원이나 안철수계도 제대로 끌어들이지 못한 체 덩치만 키우는데 급급해 통합당의 절대 비중은 여전히 한국당계가 가질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진 결과로 이어지는데 만족해야 한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정당정치가 일반대중이나 이익집단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총선은 물론이고 정권을 잡기위해 몸집불리기가 필요하고 거대 정당들의 독주를 막기 위한 군소정당들의 통합이 꼭 비판을 받을 일만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의 몸집불리기 통합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건 이들이 내세운 명분에 진정 국민적 동의와 필요성을 충분히 담아내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있어서다. 당장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우군들로 분류된 세력들의 참여조차 이끌어 내지 못한 체 서둘러 세과시를 해야 할 정도로 급박한건 눈앞의 총선 승리가 급해서임을 스스로 자인한 것에 다름 아니다. 표가 급해 급조된 정당이지만 필요한 세력인지. 지지도에 취해 유권자는 안중에도 없이 공천받기에만 혈안이 된 오만한 세력에 대한 냉엄한 심판인지는 물론 유권자가 하겠지만 선거 때만 되면 되풀이되는 헤쳐모여는 결국 뿌리 없는 한국정치의 현실이란 점에서 씁쓸하기 그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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