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일제 소독 주간’을 맞아 소독약품을 받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는데 30분 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비록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만, 감염병 예방을 위해서 주민 모두가 나서야 한다는 생각에 열일 제쳐두고 나왔습니다”. <전주시 서신동 한 주민>

“식당을 운영하고 있어 최소 10ℓ이상 필요한데 절반도 받지 못했습니다. 사전에 충분한 물량 확보를 못한 것 같이 다소 아쉽습니다”. <전북 2번째 확진자 주요 동선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업주>

전주시 ‘일제 소독주간’ 첫날인 26일. 각 주민센터에서는 시민들의 긴 행렬이 수십m 생겨났다. 소독약품과 장비를 받기 위해서다. 코로라19라는 사회적 재난에 시민들은 폭발적인 반응으로 답한 것이다. 이 때문에 준비된 물품이 일찌감치 동이 나 전주시는 추가 물량을 확보하느라 분주했고, 물품을 받지 못한 주민들은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이번 소독주간은 이날부터 29일까지 나흘간이다.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소독을 범시민 운동으로 확산시켜 나가기 위함으로 전국에서 처음이다.

이날 전주시는 35개 동주민센터에 각각 소독약품을 비치하고, 20ℓ, 6ℓ, 6ℓ 미만 분무기를 구비해 무상으로 임대했다. 동주민센터 전체에 비치해놓은 1만325ℓ는 시민들의 폭발적인 참여 속에서 단시간에 소진됨에 따라 추가로 20만ℓ를 구입해 공급에 나섰다. 소독약품 200ℓ면 한옥마을 일대를 소독할 수 있는 양이다.

당초 준비된 물량이 턱없이 부족하면서 일부 주민센터에서는 진땀을 빼기도 했다.

이날 오전 서신동 주민센터는 소독제를 받으러 온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주민센터 업무가 시작된 지 불과 30분 남짓 지난 무렵이었지만, 이미 준비된 분무기는 다 떨어진 뒤였다. 응대를 도맡은 직원들은 소독제 관련 문의로 몰려드는 사람들에게 난감한 얼굴로 안내를 반복했다. ‘분무기는 전부 떨어졌다. 추가 분무기는 두 시간가량 대기해야하고, 페트병을 지참하면 소독액을 나눠줄 수 있다’ 는 내용이었다. 주민센터를 찾은 사람들은 한숨을 내쉬며 발길을 돌리기도 했고, 인근 편의점을 찾아 페트병에 든 음료를 구매한 뒤 병을 비워 돌아오는 모습도 보였다.

한 시민은 “기껏 왔는데 빈 페트병이 없다고 다시 가라니 말이 되냐, 그럴 거면 일찍 공지를 해줘야 헛걸음을 하지 않을 게 아니냐”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처음 희석된 소독제가 담긴 대형 플라스틱 통이 남자 화장실에 위치해 있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남자 화장실 앞에 긴 줄이 늘어서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찾는 사람이 늘고 주민센터 내부가 복잡해지면서, 배부 장소를 밖으로 옮기는 과정에서도 소요는 끊이지 않았다.

주민센터 직원들은 “사람들이 이렇게 몰릴 줄은 예상치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달리, 중화산 1·2동 주민센터는 비교적 한산했다. 업무시작과 동시에 붐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줄었다는 게 직원의 설명이다. 이날 오전 10시 40분께 중화산 2동 주민센터 부에는 130여명 가량 다녀간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

한편, 일제소독 주간을 맞아 김승수 전주시장과 시 직원, 관계 공공기관 직원, 단체, 시민 등 총 450여명은 고속·시외버스 터미널과 전주역, 첫마중길, 전주한옥마을, 덕진공원, 객리단길 등 많은 사람들이 찾는 다중이용 집합장소에 대한 대대적인 소독활동을 펼쳤다./김수현수습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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