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섭 전북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교수
코로나 19가 대구·경북 지역에서 수십 명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검역 강화로 환자 발생이 잠시 소강 상태에 머물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 해외 여행력 등 역학적 연결고리 파악이 어려운 환자가 속속 발생하면서 조심스럽게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역사회 감염은 범위가 너무 넓고 바이러스를 물리치지 못하고 토착화할 가능성이 높아 정부와 의료계에서 가장 우려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감염병 전파 양상이 바뀜에 따라 정부에서도 초기의 유입 봉쇄 위주의 방역체계에서 이제는 감염자를 조기에 찾아내 증상의 경중에 따라 조치하는 피해 최소화 체계로 전환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현재는 국내 지역사회 감염에 대한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를 위해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는 의료진 판단에 따라 해외 여행력과 관계없이 적극적으로 코로나 19 검사를 받도록 하는 등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유행상황에 대한 정부의 정보를 잘 숙지하고 호흡기질환이 있는 사람의 경우 외출을 자제하고 집안 내에서도 가족들이 전염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에는 병원 방문에 앞서 반드시 1339나 관할 보건소에 의뢰해 선별진료소를 찾도록 해야 한다. 의심증상이 있는 환자가 사전 대처없이 병원에서 확진될 경우 병원 폐쇄와 의료진 감염으로 이어져 자칫 지역의료체계 자체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수십 명의 확진 환자가 발생한 대구의 경우 대학병원 등 대형병원 4곳의 응급실이 모두 폐쇄되기도 했고, 무방비 상태에서 진료한 의료진이 다수 감염된 사태가 발생했다. 이처럼 코로나 19로 인해 지역의 상급의료기관 응급실이 폐쇄되거나 의료진 감염이 발생할 경우 생명의 위급한 중증 응급환자들이 의료혜택을 볼 수 없는 더 위중한 상황을 맞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의심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병원 방문 전에 1399로 문의하기를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
신종 감염병인 코로나 19 외에도 지금은 감기와 독감 등 호흡기 질환자가 급증하는 시기이고 증상도 비슷해 큰 혼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감기는 바이러스에 의해 코와 목 등 상부 호흡기가 감염되는 증상이다. 재채기나 코막힘, 콧물, 인후통, 기침, 미열, 두통 및 근육통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은 바이러스에 노출된 지 1~3일 후에 나타난다. 독감은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 중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10월부터 5월까지 발생률이 높다. 일반 감기와 다른 점은 콧물, 기침, 인후통 등의 국소적인 증상보다는 발열, 근육통, 두통 등 전신적인 증상이 훨씬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독감에 감염되면 심한 몸살이라고 표현하는 전신 증상이 뚜렷해 일상생활을 하기 어렵다. 이번에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 19는 변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돼 나타난 호흡기질환으로 감기와 달리 폐 등 하부 호흡기에 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되었을 경우 고열과 몸살, 기침,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증상으로만 보면 독감보다 감기와 비슷하다. 잠복기는 3~7일이지만 최장 14일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정확한 전파 경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지만 비말 및 접촉에 의해 전파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를 예방하기 위한 백신이나 치료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백신이나 직접적인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이 질환에 감염되었을 때에는 대증치료를 할 수 밖에 없다.
감기와 독감 그리고 코로나 19 등은 모두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며 직접적인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예방이 가장 효율적인 대처법이다. 호흡기를 통해 전염되는 이 질환들은 손씻기와 옷 소매로 가리고 기침하기, 외출시 마스크 착용하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 특히나 손 위생 관리는 코로나 19를 비롯한 모든 전염병 예방의 가장 기본이다. 손을 통해 옮겨지는 세균과 바이러스는 올바른 손씻기만으로도 대부분 예방할 수 있다. 외출 후, 식사전후, 코를 풀거나 기침, 재채기를 한 후, 용변을 본 후 등에도 반드시 손을 씻도록 해야 한다. 올바른 손씻기 방법으로는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비누로 꼼꼼하게 씻는 것이다. 비누를 이용해 거품을 내서 손바닥과 손바닥, 손등, 손가락을 마주 잡고 문질러주고 손톱 밑까지 꼼꼼하고 깨끗이 씻어 주어야 한다. 또 다른 예방수칙은 기침예절인데, 기침을 할 때는 휴지나 옷소매 위쪽으로 입과 코를 가리고 하며 기침을 할 때 무의식적으로 손을 입으로 가렸다면 반드시 손을 씻도록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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