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국민적 스트레스가 심각한 수준이다. 많은 국민들이 일상이 정지됐다고 느끼고 있으며 코로나19관련 뉴스를 접할 때 마다 ‘분노’를 느낄 만큼 일상이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심각한 사회적 혼란이 국민의 일상을 바꿔놓으면서 심각한 정신적 혼란에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한국리서치를 통해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전국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의 59.8%가 일상이 정지된 것으로 느낀다고 답했다. 지난 1월말 1차 조사 때의 48%보다 10%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특히 1차에선 불안하다는 응답이 60%로 가장 많았지만 이번 조사에선 불안이 48.8%로 낮아진 반면 1차에서 6.8%였던 분노가 21.6%로 크게 늘었다. 방역당국의 검역과 방역에 대해 각각 49.2%, 57.9%로 신뢰도가 높아졌음에도 분노가 상승한건 청와대에 대한 신뢰도가 49.5%로 1차 조사 때 57.6%보다 8.1%포인트 낮아진 것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계속되고 있고 확진자가 하루 수백 명씩 증가하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기대할 순 없어도 누적되는 불안과 공포, 분노에 대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가중되는 상황은 분명우려다.
코로나19에 일반 국민들이 대처할 수 있는 최선의 방어막이라 할 수 있는 마스크조차 제때 구할 수 없는 실정이다. 필요로 하는 국민에 비해 생산량이 부족함을 모르는바 아니지만 전시에 준하는 최고수준의 대책을 마련하고 정말 더 이상의 조치는 없을 것 같다는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되돌아 봐야 한다.
정부방역 대책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높아졌는데 청와대에 대한 믿음이 하락하고 있다는 건 청와대의 보다 신속하고 결단력 있는, 국민을 안정시킬 수 있다면 초법적 권한이라도 강구하는 강한 모습을 기대했지만 국민적 기대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국가리더십의 실종은 총체적 난국의 시작일 수밖에 없다. 총성 없는 전염병과의 전쟁에 육체는 물론 정신건강까지 심각하게 위협 받도록 해선 안 된다. 특히 이문제가 국가 컨트롤타워의 무능에서 기인한다면 정말 큰 문제다. 난세에 필요한 영웅은 바라지도 않는다. 최소한 분노만이라도 잠재울 수 있는, 그래서 정신적으로 나마 위안 받고 보호받을 수 있는 대책이라도 서둘러 내놓길 국민은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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