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혈액 부족이 심각하다. 통상 설 연휴와 겨울방학이 겹치는 1~2월에는 혈액 수급에 늘 문제가 있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영향까지 겹치면서 사정이 훨씬 더 나빠졌다고 한다.
이미 도내 일선 병원에서는 혈액 위기를 체감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대로라면 위급 환자에게 제때 수혈을 못 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혈액 재고 단계는 1일 평균 혈액 소요 예상량을 토대로 1일분 미만은 ‘심각’, 2일분 미만은 ‘경계’, 3일분 미만은 ‘주의’, 5일분 미만은 ‘관심’으로 분류된다. 5일분 이상은 비축해 둬야 수급이 원활하다.
하지만 대한적십자사 전북혈액원의 4일 0시 기준 혈액 보유량은 평균 3.1일분에 불과하다. 이는 적정 혈액 보유량인 평균 5일분 이상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현재 전북지역 혈액수급은 ‘관심’ 단계지만, 만약 하루라도 혈액수급이 이뤄지지 않게 된다면 얼마든지 ‘주의’로 올라갈 수 있다. 즉 3일 미만으로 재고가 떨어질 경우에는 의료기관의 필수적인 기능을 점차 수행하기 어려워진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헌혈과 코로나19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한결같이 얘기한다. 호흡기 바이러스인 코로나19는 혈액을 통해 감염되지 않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과도하고 막연한 공포심과 두려움이 작용하면서 도내 헌혈자 수가 전년 대비 1000건 이상 뚝 떨어졌다. 대중시설 이용을 꺼리는 데다 헌혈 과정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선뜻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전북지역 공무원과 기업 및 단체 등이 헌혈 수급을 돕고자 단체헌혈에 동참하면서 2월에는 일시적으로 헌혈자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시 코로나19 확산의 최대 고비를 맞으면서 증가했던 헌혈자가 감소할 것이라는 의견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역시 이달 내내 혈액 보유량 감소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헌혈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또한 ‘헌혈 과정에서 감염될 수 있다’는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자 채혈직원의 감염 여부를 전수조사 하는 등 헌혈 활성화를 위한 안전조치도 강화했다.
이젠 안정적인 혈액 확보를 위한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더욱 절실해졌다. 우리 국민들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서로 돕고 힘을 합쳐서 위기를 극복해온 우수한 국민성을 가진 민족이다. 지금의 위기를 넘기기 위해서는 근거없는 불안감에 휩쓸리지 않고 어려움을 나누는 시민의식이 절실하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