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립미술관(관장 김은영)이 편법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전북미술협회(회장 김영민)가 도립미술관의 이같은 부적절한 행위를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5일 도립미술관에 따르면 오는 8월 11일부터 30일까지 ‘전북미술협회 초대전’이 열릴 예정이다.
  미술계에 따르면 이 전시는 지난해 김영민 회장이 김은영 관장에게 요청하면서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 전시는 초대전이 아닌 사실상 대관전이라는 의혹이 미술계에서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도립미술관은 개관이래 특정 협회를 대상으로 단 한번도 초대전을 개최하지 않았다. 
  특히 ‘전북미술협회 초대전’은 작품을 엄선한 전시가 아니라 협회 회원들이 연례 행사의 하나로 개최하는 전시로, 정확히 말하면 ‘제40회 한국미술협회 전라북도지회전’인 것이다.
  이 때문에 도립미술관이 전북미협에 대한 대관을 위해 꼼수를 썼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전라북도립미술관 운영·관리 조례 제25조에 따르면 대관허가 범위는 전시장이 아닌 강당, 세미나실, 옥외공연장 등의 기본시설과 냉·난방 설비, 프로젝터, 조명, 음향시설뿐이다.
  이를 피하기 위해 도립미술관 위상에 어울리지 않는 ‘회원전’을 ‘초대전’으로 격상시켜 일정 예산까지 지원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미술인들은 기획전시가 생명인 도립미술관이 이번 회원전이 선례가 돼 각 시군미술협회 등의 전시공간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
  미술인 A씨는 “지난 15년 동안 알찬 기획으로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지방 미술관으로 인정받던 도립미술관이 협회전 전시장으로 전락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도내 수많은 미술관련 협회와 단체가 전시를 요구할 경우 어떻게 수용할지 걱정이 앞선다”며 안타까워했다.
  여기에 전북미협은 회원전 참여를 희망하는 회원들에게 회비 납부를 조건으로 내걸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문진금 650만원을 지원받았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문진금을 한 푼도 확보하지 못한 협회가 재정난을 이유로 갑작스러운 회비 납부를 회원전과 연계시킨 것으로 보인다.
  전시되는 작품 수준이 예술성보다 회비 납부에 좌우될 수도 있다는 어이없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술인 B씨는 “회원전에 참여하려면 회부를 납부하라는 말이 전북미협 실정에 맞는 말인지 관계자들이 더 잘 알 것”이라며 “이번 논란이 도립미술관과 전북미협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계기가 되기 바라는 마음이다”고 전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