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기 전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500만 년 전쯤으로 추정되고 있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공존해 왔던 바이러스는 인류와 함께하며 인간을 공격하고 스스로 변이해왔다. 이에 맞선 인간은 바이러스의 공격으로부터 끊임없이 방어하며 인간의 생명을 지켜내기 위한 연구를 이어오고 있지만, 인간과 바이러스 간의 시소게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코로나 19와 같은 바이러스 전염병은 감염증에서도 전염력이 강해 소수의 병원체로도 쉽게 감염되는 질병이다. 인류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전염병은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고 사회시스템을 흔들기까지 했다. 이러한 예는 인류의 지난 역사를 되돌아보면 알 수 있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 아테네가 이끌던 델로스 동맹과 스파르타가 이끌던 펠로폰네소스 동맹 간의 싸움인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한창이던 BC 430년 아테네에서 처음으로 발병한 아테네 역병이다. 이 역병으로 당시 아테네 군인과 민간인 4분의 1이 목숨을 잃었다. 이 역병의 창궐로 인해 전력이 크게 약해진 아테네는 결국 스파르타가 중심이 된 펠로폰네소스 동맹에 패전하게 된다. 또한, 로마의 붕괴 원인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하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로마제국 말기에 창궐했던 각종 전염병이다. 또한, 중세시대를 끝낸 페스트는 무려 7,500만 명에 달하는 사람이 희생된 최악의 전염병이었다.
  몇 해 전에 이미 겪은 사스, 메르스, 신종플루를 뛰어넘는 코로나 19는 엄청난 파급력을 내세우며 좀처럼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현재 ‘팬데믹’ 선언을 주저하고 있지만, 그에 따르는 위기를 경고하고 있으며 2020 하계 도쿄올림픽을 연기하거나 취소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3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체 확진자는 7,400여 명을 넘어서고 있으며 대구·경북은 물론 국가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특히 관광산업의 위기가 예전의 경험해보지 않았던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메르스처럼 코로나 19가 사태가 추후로도 8개월가량 이어지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165만 명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관광수입과 관광산업 생산유발액이 각각 4조6000억 원, 8조6000억 원가량 감소하고 취업유발인원도 7만8100명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여행업의 경우 여행업체 1200곳이 정부 지원을 요청하고 있으며 현 상황은 메르스 사태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고 말하고 있으며 업계 1위 하나투어도 전년 같은 달 대비 ?85% 매출감소가 하였다고 하는 등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여행업계가 공멸(共滅)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지난해 반일(反日) 불매 운동에 직격탄을 맞은 데 이어, 일시적이란 시각이 있겠지만 한일 간 비자효력정지등으로 확산하여 한국여행산업이 존폐의 갈림길에 내몰려 있다.
  이에 정부는 직원의 임금 일부를 지원해 고용유지지원금 제도를 시행하는데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월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 여행사는 모두 1256곳에 달한다고 하며 전체 신청 건수(4408건)의 28.5%가 여행사였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297개 여행사가 신청했던 것과 비교하면 4.2배 많다는 통계이며 여기에,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격리 등에 나선 국가가 크게 늘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사라진 상황이 되고 있다. 또한, 호텔, 항공 마이스업계 역시 행사와 컨벤션, 연회가 줄줄이 취소되는 등 전반적인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업계는 정부에 지원을 촉구하며 관광업 전체를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지정하고 휴업 중 직업 훈련, 생활안정자금 융자,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는 다양한 대책들을 내놓고 있는데 문체부는 중소 관광업체 대상으로 총 500억 원 규모의 무담보 특별융자를 도입하고 이번 특별융자는 우대금리 1% 적용, 지원 한도 2억 원으로 상향, 상환 기간 1년 연장 등 파격적인 우대를 준다. 또한, 기존에 관광기금 융자를 지원받고 공고일 기준(’20. 2. 17) 1년 이내에 융자원금 상환에 어려움이 있는 관광업체는 관광기금 융자를 받은 각 은행에 상환의무 유예를 신청할 수 있으며 관광 지원서비스업으로 지정한 저비용항공사도 최대 30억 원의 운영자금 또는 시설자금을 융자받을 수 있다.
  이러한 정부 대책과 아울러 전라북도도 코로나 19로 인해 피해를 본 관광업계의 불황 극복을 위한 자금을 지원해 주는 특례보증제도와 관광진흥개발기금의 융자, 마스크?손 소독제 등 위생물품 지원 등 업계가 체감할 수 있는 금융지원 등 실질적인 대책을 수립하여 지역관광산업생태계가 지속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마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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