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혁신교육, 어느덧 10년이다.

전북은 서울과 경기와 함께 혁신교육 대표지역으로 꼽히고 혁신학교에서 얻은 성과를 모든 학교로 확산하기 위해 노력하는 등 힘차게 달려왔다.

그럼에도 혁신학교가 뭔지, 전북만의 특징과 성과는 어떤 건지 되묻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전북도교육청은 혁신교육 10년을 맞아 백서, 연구 등 걸어온 길과 성과를 알리는데 힘쓴다. 나아갈 길도 고민한다.

 

▲ 기록과 출판

전북교육청은 그간의 전북 혁신교육을 여러 방식으로 남기고 알린다.

먼저 전북 혁신교육 백서와 단행본을 10월께 발행한다. 현재 관련 TF를 꾸리고 구체적인 방향을 잡는 중인데 백서에선 정책사, 단행본에선 실천사를 다룰 전망이다.

혁신정책 아카이브로 활용할 백서에선 혁신학교 시기별 정책과 성과를 한데 모은다. 초등 성장평가제, ‘혁신학교에서 모든 학교 혁신으로’ 등이 대표적이다.

단행본에는 교사 학부모를 비롯한 교육주체들의 학교 현장 실천과 경험을 담는다. 일반인들의 혁신교육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다. 결과물 중 하나는 영문으로 번역해 전북 혁신교육을 국제적으로 홍보하는데 쓴다.

학교별 백서도 펴내는데 지난해 9곳이 시범적으로 참여했다. 5곳은 도서, 4곳은 영상으로 만들었는데 5곳은 장승초 백석초 전주중앙초 대리초 회현중, 4곳은 장승초 남원초 회현중 덕일중이다.

도서는 글 쓰는 수고를 덜고 읽기 좋게 정리하기 위해 전문작가가 함께했다. 구입도 가능하다.

올해 혁신학교 졸업학교(74곳) 중심 20여 곳도 백서를 제작한다. 형식은 백서, 웹툰, 영상, 그림책, 단행본 자유롭다. 이는 10월 여는 혁신한마당에서 전시할 예정이다.

 

▲ 연구

전북교육청이 지금껏 시행한 혁신학교 연구는 학교 구성원 대상 설문조사를 하거나 사례를 모으는 데 그쳤다.

뜻깊은 해를 맞아 전북 혁신교육 10년을 검증할 종단연구를 지난해부터 진행 중이다. 종단연구는 질적, 양적으로 나누는데 처음이다시피 시행하는 건 양적 연구다.

양적 연구는 오랜 기간 특정인을 좇아 정량화, 수치화하는 방식인데 연구기간(3년)이 비교적 짧은 걸 감안해 패널연구에 경향연구를 추가한다.

패널연구는 현 초4, 중1, 고1이 초6, 고3, 고3이 되기까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변화를 추적한다. 경향연구는 초4부터 고3까지 경향성을 올해 한 번만 파악한다.

연구 주관기관인 전북교육정책연구소가 전북교육청이 추구하는 참학력 관련 지표를 토대로 설문 문항을 마련한다.

설문 대상자로는 혁신학교와 일반학교 99곳 학생 등 학교구성원들이 참여한다. 일반학교도 포함하는 건 도교육청이 지향하는 모든 학교 혁신이 실제 이뤄졌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일반인들은 혁신교육에 대한 이해가 낮고 효과성을 신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선명한 지표와 다양하고 적정한 대상학교 선정을 전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질적 연구는 면담을 통해 변화여부를 찾고 공통점이나 차이점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작년 초중고 혁신학교 사례연구, 전북 혁신교육 성과연구 등을 진행했으며 올해도 이어간다.

 

박스 기사(학교별 백서 내용)

 

5곳의 학교 백서(도서)는 학교별 걸어온 길이나 특성만큼이나 제각각이다. 대리초 <느리더라도 천천히 제대로 함께 가는 학교>와 전주 중앙초 <천년 이야기가 스민 혁신학교 십년>은 혁신학교 발걸음을 시기별 사진과 설명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책표지 앞 ‘함께 씀’이라는 글귀는 지금의 혁신학교가 있기까지 많은 이들의 노력을 가늠케 한다.

반면 군산 회현중 <한 아이도 놓칠 수 없다>(송기역 지음)는 교직원, 졸업생, 학부모 목소리를 인터뷰 형식으로 담아 각자 위치에서 바라본 혁신학교가 생생하다.

졸업생 강채은 씨는 인터뷰 ‘성적보다 성장이다’에서 첫 중간고사 일화를 나눴다. 그는 “저는 국어 시험 어떤 문제 정답을 맞힌 상태였고, 다른 친구들은 다른 답을 썼는데 선생님이 다 맞은 걸로 처리하셨다”고 떠올렸다.

이어 “선생님께 ‘왜 그것도 정답이냐’고 따졌더니 ‘너는 네가 문제를 맞히는 게 중요하니? 남이 틀리는 게 중요하니?’라고 하셨다. 창피하고 부끄러웠다”며 “졸업하고 내 가치관이 완전히 바뀌었다. 고교 입시 경쟁 압박에서 훨씬 자유로웠다. 내가 하고 싶은 것과 가치 있다고 판단한 일을 졸업 뒤로 미루지 않았다. 회현중 3년 경험이 크게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안 장승초 <스스로 서서 서로를 살리는 학교>(한지혜 김민경 이은경 함께 씀)는 폐교대상에서 혁신학교가 되기까지 과정과 그 이후 이야기부터 주체별 자치활동 등 민주적 운영방식,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교육 방법까지 깊이 있게 아우른다.

백석초 <흰돌학교 이야기>(오치근 그림, 이대건 글)는 폐교를 걱정하던 학교가 신입생을 추첨해야 할 만큼 사랑받는 곳으로 거듭나기까지 과정을 따스한 그림과 울림이 있는 글귀로 전한다.

혁신교육 10년을 함께한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학교별 걸어온 길을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며 책 뒤편 소감을 전한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