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술 전주시의회 의장
요즈음 우리 사회의 최대 걱정거리는 단연 코로나 19의 전국적 확산이다.
최근 코로나 19라는 거대한 재앙이 우리 일상 속으로 깊숙이 파고듦에 따라 어느샌가 우리는 예전과 180도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의 수는 눈에 띄게 확연히 줄었고 서로가 서로를 눈 밑까지 마스크를 쓴 채 의심의 눈초리로 훑어보며 지나간다.
길거리에서는 시도 때도 없이 여기저기서 긴급안내문자가 동시에 전달된다.
비단 거리의 풍경만이 변한 것은 아니다. 뉴스를 통해 전국 확진자 수와 우리 지역 확진자 추가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일은 이제 자연스레 일상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하였다.
경자년 새해의 태양이 떠오른 지 석 달여 만에 중국 우한 발 코로나 19가 가져온 불안정한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하지만 코로나 19에 대한 지나친 공포감은 자칫 타인이나 타 지역에 대한 혐오와 불신의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종국에는 이러한 감정들이 뭉쳐 지역공동체 유지의 큰 축을 이루는 지역경제를 파탄으로 이끄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으니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이다.
특히, 경제 인프라가 비교적 잘 구축된 수도권과 달리 지방은 조그마한 악재에도 지역경제가 치명타를 입을 수 있기에 더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조그마한 악재에도 크게 흔들리는 마당에 하물며 코로나 19라는 대형 악재가 전국을 강타했으니 가히 지역경제가 악화일로(惡化一路)를 걷고 있다 할 것이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들 하지 않는가?
최근 들어 얼어붙은 지역경제에 다소나마 위안이 될 캠페인이 전개되고 있다.
바로 우리 전주 한옥마을에서 처음 시작된 ‘착한 임대인 운동’이 그것이다. ‘착한 임대인 운동’은 말 그대로 코로나 19 확산으로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임차인을 위해 임대인이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낮춰주자는 취지의 운동이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시작된 ‘착한 임대인 운동’은 이제 전주를 넘어 전국적으로 번지는 추세에 있다.
이런 와중에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칭찬하는 전국적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하니 전주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자랑스럽고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임대인에게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할 수는 없다.
취지가 좋은 운동임에는 자명하지만 임차인 못지않게 임대인 역시 코로나 19 확산에 의한 피해자인 것은 매한가지이기 때문이다.
지난 27일 정부는 착한 임대인을 위한 ‘소상공인 임대료 지원 3종 세트’를 발표했다.
내용인즉 임대료 인하분의 50%에 해당하는 소득세·법인세 감면, 그리고 특정 시장 내 20%이상 점포가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할 경우 시장 전체의 노후전선 정비, 스프링클러 설치 등 안전시설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에 발맞춰 전주시 역시 임대료 인하 장려를 위해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한 건물주에 한하여 재산세를 감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사회가 안정적으로 발전하려면 상호 간 신뢰와 협력을 통한 상생의 분위기 속에서 구성원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호기(好機)일때는 서로의 장점이 극대화되어 시너지 효과가 발휘되며 위기가 닥쳤을 때에는 서로의 단점을 보듬어주며 재기(再起)를 위한 동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라건대, ‘착한 임대인 운동’의 확산으로 상생의 물꼬가 훤히 트여 코로나 19 극복의 시금석이 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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