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태 전라북도 환경녹지국장 

찰스 다윈(1871)은 불을 두고 ‘언어를 제외하고, 인간이 이루어낸 가장 위대한 발견’이라고 하였다. 불은 인류에게 문명을 가져다준 가장 중요한 원동력으로, 인류가 불을 이용하면서부터 문명은 급속도로 발전해 왔다. 한편, 불은 폼페이의 화산폭발과 최근 호주산불과 같이 인류에게 커다란 재앙을 주는 양면성도 가지고 있다.
우리 선조들은 작은 불씨도 소홀히 하지 않고 귀하고 지혜롭게 다루어 왔으며 두려운 것으로 여겨왔다.
산불이란 도시화재와 같이 사람에 의해서 발생하게 되는 사회재난이지만, 일단 발생하게 되면 바람과 연소물질의 종류에 따라서 매우 빠르게 확산된다는 측면에서 일반화재와는 구별된다. 산불은 산사태, 산림병해충과 함께 3대 산림재해로 분류되지만, 최근 강원도 산불에서 보듯이 일단 발생하면 가공할 만한 수준으로 피해를 주기 때문에 국가와 국민이 힘을 합쳐 막아나가야 하는 자연재난이기도 하다.
지난 1970년대 초반부터 강력하게 추진된 산림녹화사업과 장작에서 석탄, 석유, 가스로 바뀌는 연료의 대변환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산림축적은 146㎥/ha(2015년 기준)에 달할 정도로 급속한 성장을 이루었다. 이는 산불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연소물 증가로 대형 산불의 위험성도 함께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의 산불은 봄철 3개월 동안에 가장 많이 일어난다. 이 시기에는 가장 강우량이 적고 습도는 낮아 낙엽과 풀들이 말라 있을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등산 활동으로 인하여 산불의 위험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또한, 본격적인 영농철 시작과 함께 논과 밭두렁의 소각도 산불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전라북도에서는 봄철 산불방지를 위하여 2월 1일부터 도와 시·군, 읍·면·동 258개소에서 산불 예방 활동과 산불을 신속하게 진화하기 위한 산불방지대책 본부를 설치하여 5월 15일까지 운영한다.
또한, 지속적인 산불 예방 홍보 활동과 함께 산불 발생 피해 최소화를 위해 2010년부터 산불 진화용 헬기 3대를 임차하여 운영중에 있으며, 도내 동북부 산악권(완주), 동남부 산악권(남원), 서부 해안권(고창)에 권역별 분산 배치 및 골든타임내 초동진화 체계를 완비하고 있다.
이밖에도, 시군별로 지상 진화를 위한 기계화진화대를 조직·운영하고 있으며 산불감시원 800명, 진화대 700명을 산불취약지에 집중적으로 배치하여 산불 예방 및 감시뿐만 아니라 산불 발생 시 즉각 현장에 투입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산림자원은 미세먼지 측면에서도 국민 건강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국립산림과학원(2016)에 따르면 우리나라 산림은 연간 총 107만 톤의 미세먼지, 이산화황, 이산화질소 및 오존을 흡수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통계적으로 1ha의 숲은 연간 총 168kg에 달하는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이산화황, 이산화질소, 오존 포함)을 흡수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조림사업뿐만 아니라 산불로부터 산림자원을 보호하는 일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먼 미래, 더 나은 환경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서는 이제부터라도 온 국민이 자연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한다. 자연은 생명의 원천이요, 산림은 인간이 살아가는 터전인 동시에 위대한 유산이란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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