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공무원 출신 박종은 시인이 시집 ‘오래된 미래(인간과문학사)’를 출간했다.
시집은 ‘졸혼을 꿈꾸는 당신에게’, ‘남방큰돌고래의 귀향’, ‘나무의 흔들림처럼’, ‘흠이 있는 그릇’, ‘인생정상 분포곡선’ 5부로 구성됐다.

그는 감성과 이성이 조화롭게 형상화되어 삶의 본질을 천착한다. 그러한 여정에서 그의 시는 젊음의 열정 이상으로 빛나고 마치 거리 벽화처럼 강렬하게 표현된다.
‘낙서’가 대표적이다.
“스프레이 분무기로 그림 같은 문자/문자 같은 그림으로 회색도시를/꿈틀꿈틀 드라마틱하게 요동치며/불만을 토하러 휘갈긴 게 아니라/따끈따끈한 메시지를 쥐어주고/풍자와 해학을 손잡으며/경쾌하게 희망과도 소통하고/거침없는 재치와 유머로 사람과 세상을 이어준다“

그라피티를 저항의 이미지가 아니라 오래된 마을이나 구도심을 꾸미는 열정적 예술로 전화시킨다.

즉 그라피티가 전하는 메시지의 성격과 수사법 그리고 내용이 ‘사람과 세상’을 잇는 순기능으로 모아지고 있음을 역설하는 것이다. 저항의 이미지가 강한 그라피티마저 삶의 순기능으로 승화시키는 이면에는 삶의 낙관과 희망이 깊이 묻어 있을 수밖에 없다.

교육 공무원으로서의 성찰과 통찰의 삶이 토대가 된 그의 사유가 그래서 돋보인다고 할 수 있겠다.
고창교육청 교육장을 역임한 박종은 시인은 고창예총 회장, 시맥 회장 등을 지냈다.

저서로는 시집 <바람처럼 구름처럼>, <세월 위에 띄우는 빈 배>, <얘들아 날개를 달자> 등이 있으며, 산문집 <교육은 미래요 희망이며 우선이다>, <캥거루키드와 셀프키드>, 시론집 <한국시문학의 이해와 창작> 등 다수가 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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