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근 전라북도 소방본부장

‘연대’란 ‘한 덩어리로 서로 연결되어 있음’이라고 정의된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은 그의 저서 《사회분업론》에서 ‘연대’라는 말을 처음 도입했다. 뒤르켐은 연대를 ‘기계적 연대’와 ‘유기적 연대’의 2가지 의미로 구분했다.  과거 전근대 사회에서는 주로 혈족 관계나  공통된 이해관계를 기반으로 하는 ‘기계적 연대’로 형성되었다가 지금은 사회가 복잡다양해지면서 혈족이나 이익공동체의 상징에서 벗어나 직무의 전문화와 사회적 차이에 기반을 둔 ‘유기적 연대’라는 개념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우리 국민의 모습과 IMF사태에 보여준 금모으기 운동, 2002년 월드컵 길거리 응원은 ‘연대’가 사회를 변화시키는 놀라운 힘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우리 소방은 4월 1일 국민의 안전을 위한 ‘연대’를 시작한다. 1973년 지방소방공무원법의 제정으로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이원화된 이래 47년만에 국가직으로 통합되는 것이다. ‘국민중심의 안전가치에 일상의 안심을 더합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국민을 위한 소방으로 새로운 ‘연대’를 형성한다.
  소방의 국가직 전환이 우리 국민에게 가져다주는 이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중앙과 지방이 긴밀히 협력하는 총력대응 시스템 강화로 재난의 조기수습 및 피해의 최소화다. 과거 시·도 인접지역 재난 발생 시 관할 소방력이 대응했지만 이제는 관할의 개념을 벗어나 현장에서 가까운 소방력이 모두 출동하여 현장에 투입, 국가 단위의 효율적인 총력대응을 통해 피해의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게 된다. 재난 초기단계부터 공동대응에 돌입하여 소방청장 지휘 감독 아래 소방본부와 일선 소방서까지 일사분란한 대응을 하게 되는 것이다.
  둘째, 부족한 소방인력의 확충 및 재정지원을 통해 지역적으로 균등하고 형평성 있는 소방서비스 시행 및 품질 향상이다. 그 동안 소방인력과 장비의 지역 간 편차는 소방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이제 하나된 소방으로 지역 간 편차를 없애 국민들에게 균등하고 형평성 있는 소방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전국의 소방헬기에 대한 국가통합관제체계를 구축하여 지휘체계가 일원화되어 신속하게 현장에 투입하여 활동하게된다. 대형 재난 시 전국의 소방헬기(17개 항공대, 29대 헬기)가 일제히 출동하는 모습은 소방의 오랜 염원이었다.
  셋째, 소방복합치유센터, 소방수련원 등 국립시설의 설치에 따른 소방공무원 보건 및 복지 향상과 근무 만족도 증대이다. 그 간 소방은 ‘헌신’이라는 명분아래 수많은 재난현장에서 ‘희생’을 치러왔다. 이제는 그 희생에 따른 치유가 국가적 차원에서 뒷받침되어 소방공무원들이 본연의 업무에 더욱더 충실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넷째, 소방공무원과 소방조직의 정체성의 강화로 자부심 및 긍정적 조직문화 확산이다. 그 동안 소방은 ‘열악한 환경’에서 ‘묵묵히’ 일해 왔다. 하지만 그 묵묵함은 열악한 현장에서 부르짖는 소방공무원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소방청으로 일원화된 조직으로 다시 태어나 소방공무원들에게 자긍심을 불러일으켜 국민을 위한 최상의 안전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소방의 목적은 국민의 생명과 신체 및 재산을 보호함으로써 공공의 안녕 및 질서유지와 복리증진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소방의 국가직 전환은 안전 취약계층에게 더 나은 소방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소방인들의 작은 바람이 이뤄낸 결과다. 앞으로 우리는 국민이 소방의 국가직 전환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되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할 것이며, 이제 본격적인 국민 안전을 위한 연대를 시작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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