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일본 SNS 상에서 "마스크 만드느라 화장지 만들 재료 없다"는 루머가 돈 이후 화장지 사재기가 잇따랐다. 그러자 화장지 사재기가 시작됐다. 3월 초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유럽을 비롯한 호주, 미국까지 화장지 사재기 열풍이 이어졌다. 식료품과 함께 화장지 사재기가 심각해졌고, 호주와 미국도 화장지 사재기 광풍이 불었다. 
미국은 한 달 넘게 화장지 수요가 폭증했다. 최근에는 두루마리 화장지 한 개가 우리 돈 1만1,000원에 거래됐다. 그러자 변기와 하수구가 막히는 일이 벌어졌다. 휴지를 못산 사람들이 천조각, 행주, 키친타월, 커피필터까지 화장지 대용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마스크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언론 등에서 정부의 마스크 공급정책 실패를 거론하자 마스크 사재기 광풍이 불었다. 이에 정작 현장에서 마스크가 필요한 의료진들이 마스크 구하기가 어려워졌고, 불안에 떠는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공포에 휩싸이기도 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는 서구에서도 마스크 구하기 열풍이 불고 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최전선에서 싸우는 의사와 간호사에게 마스크라는 변변한 무기조차 줄 수 없게 됐다. 미국 일부 병원에서는 마스크 재사용을 지시했다. 그러자 간호사들은 의료진이 전염되면 아무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며 항의했다. 멕시코 역시 의료인 감염 및 사망자까지 잇따르고 있다. 콜롬비아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의료진도 상당수 현장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됐고, 다른 나라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의료진과 감염예상자들에게 마스크가 효율적으로 배분되지 않는다. 현재 일본에서 마스크 사재기는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이 시국에 왜 하필 휴지가 떨어지냐는 질문에 전문가들은 인간이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휴지가 빵 보다 덜 중요하다고 해도 뉴스나 SNS에 사람들이 줄을 서서 화장지를 사는 모습을 보게 되면 자신도 이유 없이 따라 사는 것이란다. 이런 모습은 더 큰 불안을 전파하고 또 다른 사람이 공황적 구매에 동참한다는 것이다. 정부 등이 불안을 확실히 해소해줘야 하지만, 단지 말만으로는 군중을 반대로 움직이게 할 뿐이라는 지적도 있다. 결국 정부와 언론, 기관들이 필요한 물자를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 이에 앞서 이성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많은 자료 또한 제공해야 한다. 방역도 전쟁이고, 자원 배분도 전쟁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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