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환 전북교육감과 도내 학교 현장은 수능 출제범위 축소 관련, 온도차를 보였다.

1년 과정을 줄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며 수능 난이도를 낮추는 게 현실적이란 의견이 많다.

정시(수능) 뿐 아니라 지역 학생 대다수가 응시하는 수시까지 아울러 대입전형을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 교육감은 6일 확대간부회의에서 “고3 학생과 N수생 공정성을 유지하려면 정상적으로 학습을 마친 고2 과정까지만 출제하는 게 낫지 않느냐”며 “어떻게 하면 고3 학생 피해가 적은지 공론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내용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영상회의에서도 여러 번 언급한 걸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진행함에 따라 대학입시를 앞둔 고3 학생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다.

일부 교사는 이 같은 취지와 방법에 공감한다. 무주 한 고교 교사는 “온라인 개학이라는 게 교육과정 정상화라 보긴 어렵다. 현 상황이 재학생이 N수생보다 불리한 것도 사실”이라며 “학습 부담과 사교육 의존도를 덜 수 있단 점에서 학 학년까진 아니더라도 일부 출제범위를 줄이는 데 찬성한다. 단 수능이 쉬워야 의미가 있다”고 설명한다.

대다수 학교 구성원들은 수능 출제범위를 줄이는 것보다 난이도를 낮추는 게 효과적이라 본다.

축소 시 수능 난이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고 고3 교육과정을 진행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여전히 N수생에게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전주 지역 고3 학생은 “정시 준비 중인데 출제범위는 유지해야 한다. 시험문제를 낼 영역이 줄면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문제를 그만큼 어렵게 낼 거다”라며 “3학년 진도는 하나도 안 나갔지만 수능이 12월로 미뤄졌으니 열심히 해 보고 싶다”고 말한다.

전주 지역 고3 담임도 “범위를 축소하면 정규수업에서 고3 내용을 아예 안 배우는 거다. 1,2학년 내용을 복습하는 수준에 그칠 거다. 어차피 다 배운 N수생이 유리하다”며 “저마다 특성을 가진 과목 범위를 어디서 얼마만큼 줄여야 하냐. 여러 개념과 공식으로 푸는 수학 등 출제자가 문제 내기도 쉽지 않다”고 설명한다.

이어 “그나마 난이도가 낮으면 오랜 시간 수능을 준비한 N수생과 준비가 미흡한 재학생 간 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덧붙인다.

근본적으로는 ‘대입=정시’로 보는 시각을 경계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전북 지역 아이들이 대학 특히 수도권 대학에 진학할 때 수시를 주로 활용하는데 왜 그들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이 수능에 그치냐는 것.

여영국 의원 자료 ‘2017학년도~2019학년도 서울대 입학생 중 지역별 수능(정시)과 학종(수시) 합격비율’을 보면 전북은 12개 시군에서 합격자를 배출했으나 이 중 수능 합격자 배출 지역은 전국단위 자율형 사립고가 있는 전주 1곳이다.

수도권 대학에서도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 교육부가 지난해 발표한 ‘13개 대학 학종 실태조사(4년 평균)’ 지역별 각 전형 합격자를 보면 특별시는 학종 34.2%와 수능 35.4%, 중소도시는 학종 39.6%와 수능 31.5%, 읍면은 학종 57.8%와 수능 24.8%다.

한 전주 고교 교사는 “정시에 매몰돼 대입 또 다른 축인 수시를 놓치고 있다. 특히 우리 지역 아이들은 수시 전형을 많이 활용한다”며 “수시 전형 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출 수 있도록 수능 난이도를 예년보다 낮추는 게 최선”이라고 짚는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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