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과 중3이 9일 온라인 개학을 시작하는 가운데 전북도교육청과 학교가 원격교육 준비를 일단락 지었다.

주요 시스템인 EBS 온라인 클래스 서버 불안정, 학생과 학부모의 낮은 관심도와 이로 인한 학습격차는 과제다.

8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초중고 특수학교에 원격수업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예산을 지원하고 스마트 기기를 대여한다.

예산은 원격수업에 필요한 웹캠, 헤드셋, 마이크 등 교원 운영물품 구입비와 학교 운영 지원비 24억 원 가량이다.

도내 스마트 패드 보유량은 1만 6천 700여대. 1차 조사 결과 미보유 학생 4천 35명에게 이를 대여했다.

다자녀 가정이라 여분이 필요하거나 스마트폰으로 수업하기 어려운 학생 대상으로 2차 조사해 대여하는데 고3과 중3부터 8일 전달한단 설명이다.

고3과 중3 모의수업을 학교별 6~8일 진행했으며 원격교육 시범학교를 4곳(군산남초, 옥구중, 전라고, 정읍고) 운영한다. 교사 역량을 키우는 지원단과 연수도 있다.

학교에선 중고등학교에서 주로 활용하는 EBS 온라인 클래스를 학생들에게 가입토록 하고 기존 콘텐츠 활용 수업이나 과제형 수업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EBS접속이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교육부는 EBS 온라인 클래스에 300만 명이 동시 접속할 수 있도록 서버를 증설했고, 전국 중3과 고3은 지난해 기준 전북 3만 3천 698명을 비롯해 94만 9천 741명이다.

그럼에도 서버가 불안정한 원인으로는 뒤이어 개학할 학교급에서도 해당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걸 꼽는다. 20일 초등 저학년까지 개학하면 혼란은 더 커질 거다.

한 고3 학생은 “6일 가입하려는데 해당 페이지 넘어가는 데만 10여분 걸리고 정보 입력 뒤엔 멈춰서 다시 했다”며 “알고 보니 EBS 가입자라서 비밀번호 찾으려고 휴대폰 인증번호 발송 눌렀는데 문자가 한참 뒤에 와 겨우 로그인했다. 과목별 수강 신청하려는데 또 멈추더라. 지금도 이런데 개학날 들어갈 지 의문”이라고 설명한다.

고3 담임교사는 “출석을 7일 내 인정한다 해도 매일 들을 수업량이 많기 때문에 그 때 그 때 듣지 않으면 소화하기 어렵다. 서버가 다운되면 지장이 있다”고 말한다.

대면수업에 비해 집중도가 떨어지고 확인 절차가 허술한 원격수업 실효성을 묻는 상황, 이로 인한 외면과 학습격차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또 다른 고3학생은 “오전 9시 로그인해 출석체크하고 오후 5시까지 시간표대로 수업 들으라던데 점심시간과 쉬는 시간 제외하고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거다. 얼마나 집중할까”라며 “콘텐츠 시간을 조정할 수 있어 안 들어도 진도 나간 걸로 표시할 수 있다. 잘 할지 모르겠다”고 털어놓는다.

고3담임은 “우리 반 온라인 클래스 가입만 2주 걸렸다. 자느라 전화를 안 받는 등 쉽지 않았다. 오전에 학원가야 하니까 부모님이 출석체크해도 되지 않느냐는 전화도 받았다”고 전한다.

초3 자녀 둘을 둔 한 학부모는 “오늘에서야 e학습터에 가입했다. 개학(20일)이 남았지만 학습지에 치중하느라 신경을 못 쓴 게 더 큰 원인”이라고 한다.

전북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가 EBS 온라인 클래스와 e학습터 서버를 확장했지만 어제와 오늘도 거의 마비더라. 학생과 학부모 관심이 적은 것도 사실”이라며 “상황이 상황인 만큼 부딪치면서 개선해야 하지 않겠냐. 학생들 관심도도 서서히 높아질 것”이라고 답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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