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기 전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코로나-19 사태로 관광산업이 전면 마비되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수요와 공급 이 경색된 가운데서 그나마 흐름은 이어 가고 있는 타 산업과 비교하면 관광업은 수요 자체가 ‘제로’이다. 현재 호텔 여행, 카지노 등 국내 관광업 종사자가 26만 명 수준인데 이들이 일자리를 완전히 잃어버릴 위기에 처해 있다.
  OECD가 전망한 자료에 의하면 COVID-19의 영향으로 2020년 국제관광객이 45~70%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만약 7월부터 국제관광이 회복되기 시작한다면 하반기에 점진적으로 향상되어 ?45% 수준 감소하고, 9월에 회복된다면 다음 연말 마지막 분기에서 점진적으로 강화되어 ?70%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이번 COVID-19는 21세기에 들어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규모의 전 지구적 팬더믹 사태이다.
  이러한 내 외부적 요인으로 인한 관광산업의 위기는 과거에도 수차례 경험했다. 1997년 11월 21일, 우리나라는 국제금융기구(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면서 관광업에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고 이는 IMF 사태로 불리는 불황의 시작이었다. 관광업계의 위기로는 첫 번째 경험이었는데 항공기 운항중단과 급격한 여행객 감소 등의 현상이 벌어졌다. IMF 위기 이후 들어선 김대중 정부에서는 국가적으로 난관 극복을 위한 여러 조치가 취해졌는데 그중에서도 관광업계가 주목한 것은 ‘문화관광부’의 신설이었다. 두 번째 위기는 2001년 9·11테러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벌어져 다시 한번 관광업계에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세 번째 위기는 현재와 같은 감염성 전염병인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2003년 3월부터 시작해 6월까지 4개월간 여행업계를 강타해 가히 악몽이라 할 수 있었다. 당시 언론은 “걸프 전쟁, IMF, 9·11테러 사건이 동시에 엄습한 것 같다”라고 표현하기도 하였다. 이후 2015년 메르스로 인한 한국 기피 현상이 있었고, 2017년 중국과의 사드 배치 문제로 인한 중국 여행객의 한국관광중단을 경험했었다.
  오늘날 코로나 사태로 또다시 위기를 맞고 있지만, 위의 사례를 보다시피 관광산업의 위기는 끊임없이 일어났고 앞으로도 일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전북여행업은 “개점 휴업상태”이고 고정비용은 발생되지만 수익은 ‘제로’인 상태라 경영주는 다른 부업이라도 해야 할 형편이라고 한다. 인천공항 1일 이용객은 9500명 수준으로 평상시 20만 명의 5% 수준이라는 뉴스가 보도되었지만, 우리 지역 군산공항의 항공기 운영은 중단되었고 전북을 연고로 한 기업이 하나둘씩 빠져나가더니 이스타 항공마저 제주항공으로 545억 원에 매각되는 상황이며 이스타 항공 경영 적자는 코로나 19를 넘지 못했으며 직원 절반을 구조 조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전북지역 호텔도 평일 예약 ‘제로’, 주말 예약 “20%” 수준이다 보니 호텔에서 열리는 국내외 회의 등도 잇달아 취소되어 마이스산업 역시 위기를 맞이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관광산업 분야에 금융 세제 고용 등 긴급 피해지원에 중점을 두고 관광기금 신용보증부 특별융자 신규지원(1,000억 원) 및 일반융자 추가 지원(+800억 원), 상환의무 유예(약 2,000억 원) 등, (고용지원)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요건 완화(매출액 감소 증빙 없이 지원), 여행업·숙박업 등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하였다. 또한, 호텔등급심사유예 등을 통해 관광업계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며 관광업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종사자 교육 지원을 추진한다.
  전라북도 역시 여행·숙박업체에 ‘소상공인 긴급 코로나 특례보증’을 지원하고, 정부의 관광진흥개발기금 특별융자지원과 소상공인 진흥공단의 경영안정자금도 병행해 지원할 계획이며 최근 관광 분야 코로나 19 긴급추경 예산으로는 64억 원으로 도내 관광업계 홍보마케팅 지원, 관광객 유치 인센티브 지원, 음식점 시설개선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하지만 주기적으로 이러한 위기가 도래하고 있는데 매번 지원금을 줄 수도 없는 문제이므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물론 현 상황에서는 관광산업의 생존을 위해 중앙정부나 지자체의 노력이 집중돼야 할 것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정부 출연금, 국외여행 납부금, 기금수익으로 운영되는 관광진흥기금을 외부환경 변화로 인한 업계위기극복을 위한 보험형태로 사용하는 방안을 강구 할 필요가 있으며 또한, 국가 차원에서 관광산업 전반에 ‘관광 재해보험’ 도입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향후 이러한 위기가 또 도래할 수 있는바 무 조건적인 관광시설확대와 관광창업이 적절한 규모인지에 대한 근본적 고민으로 지역관광업의 공급 과다를 진단해 볼 필요도 있으며, 양보다는 질적 성장 중심의 관광정책 패러다임 변화와 특정 지역이나 국가에 치중되지 않는 관광객 유치 표적의 변화가 요구된다.
  코로나 19의 끝이 언제가 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불행 중 다행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와 격리조치가 해제되는 복구 단계에서는 빠른 회복이 예상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하고 있다. 최근 사태로 인해 여행객의 심리가 얼어붙고 환율 상승 등의 어려움이 겹치면서 ‘제2의 IMF’라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우리 민족은 근본적으로 위기에 강한 국민성을 지니고 있다. 과거를 되돌아보면서 현재의 모습을 객관적 시각으로 바라보며 냉정함을 잃지 않고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자세를 지녀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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