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을 앞두고 치러진 전북지역 사전투표에는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선거 사무원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른 아침부터 투표소 입구에서 꼼꼼히 발열 체크 및 거리 유지를 지시하고, 일회용 비닐장갑을 나눠주는 등 예전과 다른 투표소 풍경이 연출됐다.

10일 전북도청에 마련된 평화3동 사전투표소에는 오전부터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입구에서부터 열을 재고 4층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로 들어선 사람들은 바닥에 붙여진 스티커를 따라 줄을 섰다. 이런 방식으로 치러지는 투표가 처음이다 보니, 1m 뒤의 일행을 뒤돌아보며 간격이 맞는지 확인하거나 무심코 가까워지는 모습도 보였다. 사무원들은 사람들의 간격을 재어보며 “바닥에 스티커를 따라 줄을 서주세요” 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투표의 경우에는 긴 비례대표 투표용지도 화제의 대상이 됐다. 본인확인석에서 투표용지를 받아들고 줄로 돌아온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따금 놀라워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서신동에 거주하는 A씨(58)는 “이번 비례대표 투표용지가 길다는 말은 들었지만 진짜 길다보니 깜짝 놀랐다”며 “워낙 많은 정당명이 적힌 탓에 어르신들은 헷갈리실 것 같았다”고 염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실제 사전투표소를 찾은 시민들 가운데에서는 “인쇄가 잘못된 것 아니냐. 내가 찾는 정당은 왜 안 보이냐”며 혼란스러워하거나, 사무원들에게 하소연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사전투표소를 찾는 시민들의 발길은 이튿날인 11일에도 끊이지 않았다.

11일 오전 11시께 찾은 서신동 주민센터 앞에는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도서관 건물을 따라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서신동 주민센터 만큼은 아니었지만 중화산2동 주민센터 인근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이날 투표소를 찾은 김모 씨(22)는 “어제부터 줄선 건 알고 있었지만, 점심 식사 전이라 사람들이 좀 적을까 하고 나왔다.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며 “그래도 기왕 나왔으니 투표를 마치고 식사를 하러 갈 예정”이라고 이야기했다.

전주시 우아1동 사전투표소에는 오후 5시가 넘은 시간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줄은 입구까지 짧게 줄어들었다가도 다시금 길어지기를 반복했다. 미리 손소독제와 비닐장갑을 배부하느라 선거사무원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우아1동 사전투표소의 경우 전주역 인근에 위치해있어, 이따금 타 지역에서 방문한 이들이 “다른 지역에서 찾아왔는데 여기에서 투표하면 되나요?”하고 묻기도 했다.

많은 이들이 투표소를 찾는 과정에서 훈훈한 해프닝도 있었다. 이번 투표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어린 아이들을 데려오지 않도록 안내하고 있는데, 아기를 데려 온 시민이 있었던 것이다. ‘투표소 안은 위험할 수 있어 아기가 들어갈 수 없다’고 안내한 선거 사무원들은 보호자가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동안 아기를 봐주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아이의 보호자가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5분 남짓한 시간 동안 사무원들은 업무에 힘쓰는 한편 아이의 뽀얀 얼굴을 보며 피로를 달랬다.

한 선거사무원은 “어제 이미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 오늘은 그렇게까지 많지는 않은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사람들이 꾸준히 오고 있고, 또 마지막 날이기도 해 6시까지도 (투표소를)찾는 이들이 있을 것 같다. 끝까지 힘내서 무사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1대 국회의원 선거의 전북지역 사전투표율은 34.75%로 나타났다./김수현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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