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을 소란으로/씀바귀, 질경이들이/논두렁을 가로질러 간다/지평선을 이루는/앙다문 바닥들/고요히 광활하다”(‘5집을 묶으면서’ 지평선 시동인 일동)

지평선 시동인(회장 김유석)이 다섯 번째 동인 시집 <옆을 터주는 것들>(리토피아)을 펴냈다.

지평선 시동인은 우리나라의 유일한 지평선인 ‘김제 지평선’의 문화적 자산을 창조적인 정신문화로 계승 발전시키고, 끝 간 데 없이 너른 지평선 끝에 혼돈이 가져올 혼곤한 자유를 짓고자 2010년 김제 인근의 시인들이 꾸린 시동인 모임이다.  시집에는 기명숙, 김유석, 김인숙, 도혜숙, 배귀선, 안성덕, 이강길, 이세영, 이승훈, 이영종, 임백령, 장종권, 전창옥, 지연 시인이 내놓은 시 67편이 실렸다. 여기에 작년에 시집을 낸 기명숙, 이강길 시인의 자선 대표 시 각 3편과 이승훈 시인의 미술문화칼럼집에서 1편의 글이 실려 있다.  동인 시집의 제목 ‘옆을 터주는 것들’은 김유석 시인의 시 ‘우리는 무시로’에서 가져왔다.  “텃밭에 쪼그려 어머니 열무 모종을 솎는다.//뵈다는 이유로 솎아지는 것들//잡초라 불리지도 못하고 뿌리째 뽑혀 버려지는//뽑힌 후에야 그 자리 확연해지는 것들//어머니 손끝에 무작위로 집혀서//옆을 터주는 것들, 나와 너 사이//그 좁은 길을 먼저 따라보았다는 듯이”  지평선 시동인은 그동안 제1집 <소나기가 두들긴 달빛>, 제2집 <꽃의 고요를 핥아라>, 제3집 <민달팽이 한 마리가>, 제4집 <줄 노트에 대한 기억>을 출간, 세상과 삶에 대한 성찰을 시로 옮겨왔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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