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대 총선은 ‘녹색바람’의 국민의당 돌풍 선거였다면 이번 21대 총선은 ‘문재인·더불어민주당’ 바람이 거세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은 국민의당 녹색돌풍에 밀린 결과 도내 10곳중 2곳을 차지하는 데 그쳤지만 이번 총선은 완전히 달라진 모양새다. 4년 만의 설욕전에 나선 민주당은 총선 결과 도내 10석 중 9석을 휩쓸었다.

▲민주당 일당독주 실현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2석을 얻는데 그친 민주당은 쓰라린 패배를 만회하기 위해 이번 21대 총선에서 10곳 지역구 전체를 석권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 결과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남원·임실·순창 선거구를 제외하고 9개 의석을 차지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전북 응답자들의 문재인 대통령 국정지지율이 높게 나오는데다 민주당 지지율 또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어 민주당 바람이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다.

민주당에서는 신영대 후보가 출마한 군산시와 이강래 후보가 출마한 남원·임실·순창 등 두 곳을 경합지역으로 봤다. 최근 언론사들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2곳은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대결을 펼쳐왔다.

하지만 군산의 경우 신영대 후보가 무소속 김관영 후보를 누르고 승리하면서 도내 10개 선거구 가운데 9개 선거구에서 승리했다.

지난 20대 총선 경선과 본선에서 고배를 마셨던 4명의 민주당 후보들은 재선의원으로 국회에 재입성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행정관 출신의 이원택, 신영대 후보 등 문재인, 노무현 정부 청와대 출신들은 모두 승리했다.

▲’인물론’ 앞세운 민생당 대패

지난 20대 총선에선 민생당은 전신인 국민의당의 ‘녹색돌풍’을 일으키며 전북에서 7석을 쓸어 담았다. 이번 선거에서 민생당은 지역을 기반으로 ‘호남 명가 부활’을 꿈꿨지만 결과는 대패였다.

민생당은 민주당 바람에 맞서 1대1 구도로 싸우기 위해 남은 기반으로 유효하게 써볼 수 있는 전략은 ‘인물론’이었다.

이에 전북 정치판에서 잔뼈가 굵은 유성엽·정동엽·조배숙 의원 등을 내세워 6개 선거구에 현역 의원을 포함한 총선 후보를 냈다. 민생당은 전주병, 익산을, 정읍·고창 등 3곳에 희망을 걸며 이 곳만은 기필코 사수한다는 각오로 총력전을 펼쳐왔다.

하지만 그간 극심한 분열과 이합집산을 거듭하다 세력을 잃어가며 좋지 않은 여론 속에 민생당은 민주당 바람 앞에 전혀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4선의 정동영·조배숙, 3선의 유성엽 등 3선 이상 중진급 의원들이 대거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앞으로 민생당은 ‘도로 국민의당’이라는 비판을 헤쳐나가야 하는 숙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미래통합당 ‘지역구도 타파’ 과제로 남아

지난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으로 출마한 정운천 의원이 민주당 ‘텃밭’에서 승리를 거뒀다. 전북 발전을 위해서는 집권여당 국회의원을 뽑아야 한다는 여론이 통했던 것이다.

현역의원인 정운천 의원은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한 뒤,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으로 이적했다.

이에 미래통합당 전북도당은 정운천 의원의 지역구였던 전주을에 이수진 후보를 비롯해 익산갑(김경안 후보), 군산(이근열 후보), 완주·진안·무주·장수(김창도 후보) 등 4곳에 총선 후보자를 냈다.

하지만 당선권에 근접한 후보는 보이지 않았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정운천 의원이 깨트릴 수 없는 거대한 벽으로 여겨졌던 지역구도 타파를 다시 한번 이룰 수 있을지 과제로 남았다.

▲무소속 후보 1명만 생환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의 텃밭인 전북에서 민주당에 맞서 경쟁력을 갖춘 무소속 후보들이 대거 출마해 그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일부 후보들은 당선 후 복당을 공언하며 분투를 벌이면서 이들의 생환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민주당은 “복당은 없다”고 단언했지만, 선거 후 1석이 아쉬운 당에서 복당 불허 방침을 고집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무소속 후보들의 셈법이었다.

완주·진안·무주·장수에서는 민생당을 탈당한 임정엽 후보가, 현역의원 중에서는 김광수(전주갑)·김관영(군산)·이용호(남원·임실·순창)·김종회(김제부안) 등이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이용호 의원만이 살아 남았다.

하지만 이용호 의원의 민주당 복당 여부가 아직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아 있다. 앞서 이용호 의원은 2018년 12월 민주당에 복당 의향을 공식적으로 밝혔지만 중앙당자격심사위원회는 복당을 불허한 바 있다.

앞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무소속 출마자들을 대상으로 거듭 ‘복당 불허’ 방침을 내세우며 복당 허용은 절대 없다고 못 박았다./총선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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