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난 21대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은 ‘안정’으로 요약된다. 코로나19사태로 인한 국가적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와 여당의 지금의 노력에 국민은 힘을 실었다. 모든 정책적 이슈는 여당의 극난극복을 위한 일꾼론에 힘을 쓰지 못했고 특히 선거 막판 터지기 시작한 통합당의 막말논란은 민심이 등을 돌리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표심이 대거 민주당을 선택한데 이은 무소속 한곳을 제외한 호남 전지역구의 재탈환은 민주당이 지난 20대 총선과 지방선거, 대선에 이은 전국선거 첫 4연승이란 전례가 없던 기록적인 의미까지 더해줬다. 정부여당이 행정, 사법에 이어 입법부 까지 장악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후반기 국정운영의 확실한 주도권을 쥐게 됐음은 물론이다.
일부에선 벌써부터 장기 집권 계기가 마련됐단 분석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제1야당인 통합당의 대선 후보군이 줄줄이 낙마하고 선거결과 역시 참패로 귀결되면서 2년 후 대선을 기약하기 만만치 않은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견제 없는 정치세력 부상은 기대만큼이나 우려를 주는 것도 사실이다. 정권 독주가 자칫 폭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를 제어할 대안세력이 없다는 것은 결국 더욱 심한 정치적 폐해를 가져 올수도 있기에 그렇다. 전북도 예외는 아니어서 민주당에 사실상 지역의 모든 걸 맡기는 결정을 내린 총선결과를 놓고 결코 잘한 결정만은 아니란 걱정이 교차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긴장감과 위기감은 미래를 위한 동력이다. 황금분할까지는 아니더라도 여야의 팽팽한 정치적 균형이 있어야 잘하지 못하면 버림받을 수도 있다는 현실을 반영하게 된다. 그런데 실정에 대해 질책할 대안 세력도 없고 지역의 지지는 ‘묻지 마’ 수준이 됐다. 맞설 상대가 없다보니 오만과 독선이 자리를 잡을 가능성은 더 커졌다. 별수 없이 이들을 선택한 유권자가, 그리고 도민들이 이들을 주시해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깊은 책임감과 겸손함이 필요한 민주당이다. 전북에서 민주당이 기록적인 압승으로 맹주자리를 차지하도록 몰표를 준 것은 기회를 줄 테니 잘해보란 뜻이지 잘해서 선택된 게 아님을 절대 잊어선 안 된다. 4년 전의 참패가 4년 후의 참패로 되풀이 될 수 있음을 민주당은 명심해야 한다. 단 도민만 보고 전북을 위하겠다는 초심만 지켜진다면 걱정은 안 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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