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도내 고용시장에도 한파를 불러왔다. 지난달 도내 일시휴직자는 1년 새에 1006.4%나 급증했다. 업체는 채용을 멈추고 구직자는 구직활동을 멈췄다.

그나마 일시휴직자는 다시 경기가 풀리면 근무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실업자와는 구분되는 상황. 하지만 노인일자리 등 사회간접자본 관련 취업자 수의 급감과 일용·임시근로자의 감소는 전북의 고용상황이 전국 흐름과 비슷하게 어두운 상황임을 시사했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러한 경기불황이 이번 상반기 내내 현재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데 있다. 이런 가운데 당분간 도내 고용시장은 경직된 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호남지방통계청 전주사무소가 지난 17일 발표한 '2020년 3월 전라북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전라북도 고용률은 58.2%로 전년동월대비 동일했다. 그러나 취업자수는 90만 7천 명으로 같은기간 4천 명이 줄었다.

산업별 취업자수를 살펴보면 농번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농림어업분야는 2만 1천 명(13.8%) 증가했으며,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은 8천 명(5.6%), 제조업 6천 명(5.2%) 에서는 증가했지만 노인일자리 등을 다루는 사회간접자본 및 기타 분야에선 3만 2천 명(-5.0%) 감소했으며, 건설업 1만 3천 명(-15.0%),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 2만 8천 명(-8.4%)이 감소했다.

정부의 노인일자리 사업이 거듭 연기되면서 사회간접자본 관련 노인일자리가 크게 줄었으며, 건설업의 경우 전주시대 대부분의 아파트 신규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이와 관련한 건설근로자들이 줄어든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종사상 지위별 취업자에서도 임금근로자는 4만 1천 명(-6.5%)이 줄었는데, 비임금근로자는 전년동월대비 3만 7천 명(12.8%)이 증가했다. 특히, 무급가족종사자가 1만 3천 명(22.8%)로 크게 늘었는데, 이는 임금 근로자를 줄인 빈 곳에 가족들의 무급 노동력을 채우면서 버틴 것으로 분석되는 부분이다.

무엇보다 취업시간대별 취업자의 증감을 살펴보면 일시휴직자가 지난해 3월 5천 명에 불과했던 것이 지난달엔 4만 7천 명이 증가한 5만 2천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006.4%나 급증한 것.

코로나로 인해 노인일자리가 연기되고, 방과후 교사나 학원강사 분야에서도 일시휴직사례가 급격히 늘면서 이같은 변화가 수치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한 경제불황이 고용지표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공공행정이나 사회복지 관련 취업자수가 크게 줄어든 점이 지표 하락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의 실업률은 2.7%로 전년동월대비 0.3%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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