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전북지사장 김정대
                                                 

매년 4월하면 생각나는 것이 있다. 계절로는 봄이고, 벚꽃과 개나리, 진달래 등 각양각색의 꽃들과 겨울 잠에서 깨어나는 많은 나무들의 새싹이 파릇파릇 돋아나는 시기이다. 또 4월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날이 있다. 바로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이다. 그러나 이에 비해 4월 ‘장애인고용촉진강조기간’은 매우 생소하게 들린다. 그간 정부는 4월을 ‘장애인고용촉진강조기간’으로 정하고,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에 관한 사업주와 국민의 이해를 높이기 위하여 장애인고용관련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였다. 그런데 올해는 유난히도 조용하고 심지어 장애인의 날 행사도 개최될지 불투명한 상황이 되었다. 그것은 바로 코로나 19라는 바이러스가 온 나라의 이동을 마비시키고, 온 국민을 불안과 공포에 떨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국회의원 선거마저도 깜깜이 선거로 만들어 버렸다. 이러한 양상은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고,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확산되어 국가 간 이동제한은 물론 국경 폐쇄의 장벽을 높이 는 계기가 되었고, 하늘 길마저 막히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세계의 경제는 급속히 얼어붙어 생산 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이동의 제한으로 판로가 막혀 생산된 농산물은 수확을 못하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이렇다 보니 4월이면 작게나마 쏠렸던 장애인에 대해 관심이 아예 무색할 정도로 관심밖의 일이 되어 버렸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코로나 19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과 ‘자가격리’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어 많은 대중이 모이는 행사는 할 수 없는 분위기이고 나아가 노동시장에서는 장애인 고용마저도 미루거나 취소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장애인의 삶이 더욱 어렵다. 장애인은 장애로 인한 불편함을 감내 하고 있는데다 직업이 없어 생계의 어려움을 겪는 등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2018년 12월말 기준 도내 장애인 고용현황을 살펴보면 장애인의무고용사업체는 730개소이며, 장애인 의무고용을 달성한 사업체는 266개소(36.4%)이고, 의무고용을 이행하지 못한 사업체는 464개소(63.6%)이다. 심지어 장애인을 단 한명도 고용하지 않은 사업체는 153개소(21.0%)이나 된다. 이를 바꾸어 생각해 보면 아직도 장애인을 고용할 수 있는 기업이 많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과거와는 달리 많은 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기업의 속성상 이윤 추구를 최대의 목표로 삼고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이제는 한걸음 더 나아가 사회공헌을 통해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고 이로 인한 매출상승을 꾀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기업에 이익이 더 되는 선순환 구조로 탈바꿈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으로는 취약계층인 독거노인, 장애인, 한부모가족 등을 대상으로 연탄나누기부터 김장나누기, 쌀 나누기, 일자리 나누기 등과 같이 다양한 방법이 있다. 그중 가장 의미가 있고 진정한 사회공헌으로 일자리 나누기를 꼽을 수 있다. 왜냐하면 이들은 일을 하고 싶어 한다. 그냥 지원받는 것보다 일을 통해 삶을 보다 낫게 살고 싶어 한다. 특히 장애인의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장애인에게 일자리란 단순히 생계를 위한 수단을 넘어 직업생활이 장애인의 재활까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4월 ‘장애인고용촉진강조기간’을 맞이하여 많은 기업들이 각자마다 펼치는 사회공헌활동을 ‘장애인 일자리 나누기’로 전환하여 적극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 이것이야말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하루빨리 만들어지는 지름길이 아닐까 싶다. 또한 코로나 19라는 기나긴 터널을 지나 장애인 고용의 기지개를 활짝 펴는 순간이 속히 오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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