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에 울려퍼지던 웨딩마치가 점점 작아지고 있다. 10년 전 1만 건에 육박하던 혼인건수가 이젠 7천 건을 겨우 턱걸이 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초혼 연령도 거듭 높아져서 이젠 전북 남녀의 초혼연령은 모두 30대에 이르렀다.

이런 가운데 혼인지속기간이 20년을 넘긴 중장년 부부의 이혼률은 호남권 중 최고 수준이어서 황혼이혼의 그늘은 더욱 짙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호남지방통계청 지역통계과가 20일 발표한 '통계로 본 2019년 호남·제주의 혼인,이혼 현황 및 분석'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전북에서 이뤄진 혼인건수는 7,005건으로 전남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8년 대비 -3.6% 감소했으며, 10년 전인 '09년 대비 -27.1%나 급락한 수치여서 전북의 결혼적령기 청춘들이 더이상 결혼을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전북에서 벗어나서 치르는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인구 1천 명당 혼인건수를 나타내는 조혼인률은 3.9명으로 호남권에선 가장 낮게 나타났다.

이는 1천 명 당 결혼건수가 4건도 되지 않는 수준이어서 전북의 혼인률 감소가 심각한 수준임을 엿볼 수 있었다.

이런 가운데 초혼 연령은 10년새 모두 증가해 여자마저도 평균 초혼 연령이 30대에 들어섰다. 전북의 경우 남성의 초혼 연령은 33.7세, 여성은 30.3세로 집계됐다.

특히, 여성의 연령은 10년 새 2.1세 늘어 호남권 중 최고 수준의 증가폭을 보였다. 하지만, 아직까진 혼인률로만 보면 여성의 경우 25~29세 사이가 32.2%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전북의 경우 지난해 이혼건수는 4,007건으로 조이혼률은 2.2건으로 높진 않지만 혼인지속기간이 20년 이상인 중장년 부부의 이혼 비중은 전체의 34.4%를 차지하면서 황혼이혼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에 반해 미성년 자녀를 둔 부부의 이혼 비중은 호남권에서 가장 낮은 45.5%로 나타났는데 미성년 자녀의 수가 많을수록 이혼률은 한자리 대까지 떨어져 전북의 이혼 경향은 자녀를 모두 장성시킨 후로 미루거나, 미성년 자녀를 키울땐 이혼을 실행에 옮기는 것을 최대한 주저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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