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1~3학년 등 전북 지역 초중고 전 학년이 온라인 개학한 첫 날, 초등 긴급돌봄과 가정돌봄 모두 쉽지 않다는 반응이 나왔다.

긴급돌봄에선 돌봄과 수업을 겸하느라 진땀을 뺐다. 가정에선 가정대로 학부모들이 전면에 나섰다.

초1~3학년이 마지막으로 온라인 개학한 20일, 초등 긴급돌봄 신청자는 크게 늘었다. 16일 전체 426곳 중 352곳 4천 539명(전체 4.8%)이고 20일 362곳 5천 139명(전체 5.5%)이다. 나흘 전보다 600명 증가한 수치.

전북도교육청은 초등 4~6학년이 개학한 16일부터 긴급돌봄 대상을 맞벌이 가정이나 취업상태인 한부모 가정으로 제한토록 했으나 현장에 반영되지 못한 걸로 보인다.

긴급돌봄에서 초 1,2학년은 EBS를 TV로 함께 시청해 큰 문제없었으나 원격수업 대상인 초3~6학년은 등교수업과 다를 바 없었다는 설명이다. 수업기기와 환경을 낯설어해 실질적인 지도가 필요해서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우리 학교는 방과후 교사 중 희망자와 비교과인 사서교사가 긴급돌봄 학생들을 맡고 있다”며 “대부분 교사들을 돌봄에서 제외했지만 본인 반 학생들이 돌봄에 참여하면 아무래도 관심을 갖더라. 첫 날이니 가정에서 강의 듣는 학생들 출석체크나 수강여부도 확인하느라 정신없다”고 설명했다.

전북교사노조에선 온라인 개학으로 분주한 담임교사에게 긴급돌봄까지 맡기는 학교가 일부 있다며 가정돌봄 학생과의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도교육청 지침에 따르면 담임교사는 개학 뒤 최대한 긴급돌봄에서 배제하고 담당자는 돌봄전담사와 자원봉사자 중심으로 학교별 협의해 자율 결정한다.

가정에선 학부모가 돌봄을 대신했다. 초등학교 1학년과 4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는 “둘째 학교 첫 수업이라고 무급휴가까지 쓰면서 지켜봤다. 평소 애들 공부를 잘 챙기지 못했는데 갑자기 TV보고 학습지 풀려니 버겁고 내가 공부하는 기분”이라며 “첫째까진 챙기지도 못한다. 내일부터 출근하면 둘이 집에서 각자 공부하고 밥도 챙겨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고등학생들은 EBS온라인클래스나 e학습터 영상 끊김이나 지연이 다소 있었으나 평소보다 안정됐다는 반응이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온라인 개학, 등교개학 전까지 계속하는 만큼 원격수업 대응력을 길러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중학교 1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는 “원격 수업하면서 평소 선생님들 어려움도 느끼고 아이에 대해 알게 된다. 학교와 학원에 맡겨놔 몰랐던 반응, 태도, 마음, 언어습관이 보인다”며 “이 시기 학생, 교사, 정부 노력에 부모 노력도 더하는 게 당연하지 않나”라고 소신을 밝혔다.

한 중학교 교사는 “동영상 시청부터 학습지 작성, 텍스트 읽기, 감상문 쓰기까지…등교수업에서 도저히 할 수 없는 양을 제시하면 하는 학생이나 확인하는 교사나 힘들다”며 “학년별 교과협의회를 통해 수업량을 등교수업 절반이나 3분의 1로 줄이고 자기주도적 학습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 날 수업 분량을 그 날 소화하는 습관을 들이고 학교급이 낮을수록 수업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등원을 무기한 연장한 유치원 긴급돌봄도 과제다. 20일 전체 489곳 중 409곳 8천 210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는데 이는 도내 유치원생 38.8% 수준이다.

휴업이 장기화될수록 돌봄 수요가 늘고 이는 개학과 다를 바 없는 만큼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