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회 전북연극제가 5월 6일부터 나흘간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열린다.
참가 단체는 극단 마진가와 극단 까치동 2팀으로 모두 창작초연 작품을 들고 출전했다.

극단 마진가의 작품은 ‘다시 돌아와’(노은비 작/유성목 연출).
인간에게 자유의지의 존재 여부는 오래된 쟁점이며 여전히 논쟁거리다. 자신이 선택한 것인지, 사회나 환경에 의해 선택 당한 것인지 모호할 때가 많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일상화시킨‘코로나19’도 마찬가지다.

‘다시 돌아와’는 가족 구성원 중 선택하거나 선택 당할 수밖에 없는 존재에 관해 문제를 제기한다.

학업이나 취업 등의 이유로 고향이나 연고지와 멀리 떨어져서 사는 경우, 마음에 맞는 사람을 찾았어도 이루어지지 못했거나 마음에 맞는 사람을 찾지 못한 경우, 이혼과 사별한 경우, 독신을 원했거나 인간관계를 이유로 독신을 선택한 경우, 고아원이나 보호소에서 성장한 고아 등 1인 가구를 구성하는 사례는 다양하다.

이들이 선택을 한 것인가, 선택 당한 것인지. 각자의 입장에 따라 피해자가 가해자가 될 수 있고 가해자가 피해자일 수도 있는 지점들을 살핀다.

여기에 인간의 개인주의와 이기심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에 대한 고민도 담았다. 7일 저녁 7시 30분.

극단 까치동의 ‘조선의 여자’(최기우 작/정경선 연출)는 1940년대 해방을 전후로 치열하게 살아온 우리네 가족 이야기이다.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주인공이 되어 그 시대를 대변하고 우리가 잊지 말아야하는 것들에 대해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소리를 좋아하는 열일곱 살 처녀 송동심. 도박판을 전전하는 아버지 송막봉과 본처인 반월댁, 아들을 얻기 위해 들였지만 자신을 낳고 식모처럼 사는 어머니 세내댁, 철없는 언니 순자, 횡령으로 직장을 잃은 형부 백건태, 일본에 충성을 다하는 남동생 종복. 한집안이라고 말하기에 너무나 불편한 가족의 비극적인 이야기다.

극작가 최기우는 “위안부 문제가 더 비극적인 이유는 가족이 가족을 파는 것을 넘어 평범한 한 가정의 딸이었던 여성이 국가의 폭력에 희생되었다는 것, 작품은 일개 가족의 이야기로 그려지지만, 속내는 국가의 폭력이며, 시대의 아픔이다”고 했다. 9일 저녁 7시 30분.

심사는 류경호(전주대학교 공연엔터테인먼트학과 교수, 연출가), 이도현(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 부회장, 익산지부장, 연출가), 문광수(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 부회장, 남원지부장, 작가) 이 맡는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단체는 오는 8월 29일부터 9월 20일가지 세종시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제5회 대한민국 연극제에 전북대표로 참가하게 된다.

조민철 전북연극협회장은 “당초 4월 초로 예정돼있던 올해 연극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5월로 한 차례 연기된 바 있다”며 “올해 전북연극제는 무관객 공연을 원칙으로, 공연 및 연극제 관계자 등 필수 인력만 철저한 방역수칙을 지킨 후 진행할 방침이다”고 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사진=2019 전북연극제 최우수작품상 - 창작극회 아부조부 공연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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