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실 금융감독원 전북지원장

A씨는 몇 년 전 연금보험을 알아보다가 사망보장도 받으면서 필요하면 연금으로 전환도 가능하다는 설명을 듣고 연금전환이 가능한 종신보험에 가입했다. 그러나 최근 A씨는 연금전환 종신보험이 연금보험에 비해 연금액이 적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사망보장의 필요성이 크지 않았던 A씨는 일반 연금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최근 유방암 진단을 받은 B씨는 얼마 전 가입한 암보험이 생각나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보험금이 생각보다 적다는 사실을 알고 크게 당황했다. 계약일로부터 일정기간 동안은 보험금이 적게 지급된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B씨는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어 민원을 신청했지만, 청약서 및 상품설명서에도 그러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B씨가 직접 자필로 서명을 했으며, 전화모니터링에서도 보험금이 감액 지급된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대답한 녹취가 있어 기대했던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했다.

 위의 사례는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민원내용을 각색한 것이다. ‘19년 중 전북지역의 금융민원은 전년 대비 8.3% 감소하였으나, 보험 관련 민원은 전체의 61.1%로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금융당국과 보험회사는 소비자보호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여전히 보험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와 이해는 나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보험상품은 미래 위험에 대비하거나 노후자금 마련을 주목적으로 하는 중장기 금융상품으로서 보장하는 사고의 조건이 매우 복잡하다. 또한 가입시점과 실제 보험금 청구시점의 차이가 커서 중간에 계약자의 조건 및 사정이 변경될 가능성도 크다. 따라서 보험에 가입하고자 하는 경우 다음과 같은 사항을 잘 확인해서 자신에게 꼭 필요한 상품에 가입해야 한다.

 먼저 자신이 보험에 가입하려는 목적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보험상품은 위험보장을 주목적으로 하는 보장성보험과 목돈 마련 혹은 노후생활 대비를 주목적으로 하는 저축성보험으로 구분된다. 보장성보험은 보장범위 내의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납부하는 보험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사고보험금을 받을 수 있으나 만기 때 환급받는 금액이 적거나 없을 수 있고, 저축성 보험은 사고보험금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으나, 만기 때 환급받는 금액이 상대적으로 많은 특성이 있다. 따라서 보험가입시 자신의 보험가입목적에 따라 적절한 보험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보험상품을 선택했다면 보장범위를 잘 확인해야 한다. 보험상품은 보장범위와 보험금 지급제한 사유가 다양하므로 저렴한 보험료에 현혹되어 설계사의 말만 듣고 보험에 가입하였다가 정작 필요한 보장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보험상품은 약관에 따라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고, 방대한 약관을 소비자가 알기 쉽게 요약한 것이 상품설명서이므로 보험가입시 약관과 상품설명서를 자세하게 확인하여 보장범위, 보험금 지급제한 사항 및 소비자의 권리·의무사항을 충분히 숙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계약의 유지가능성을 잘 살펴야한다. 보험상품은 장기간 유지를 전제로 설계되기 때문에 중도에 해지하는 경우 큰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보험을 가입하기 전에 자신의 소득과 보험료 납입부담 등을 잘 따져보고, 장기간 계약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될 때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갱신형 상품은 초기보험료는 저렴하지만 보험료가 일정기간마다 변동되므로 지속적으로 인상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보험은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사회가 복잡해지고 새로운 위험이 등장함에 따라 그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새로운 보험에 가입할 때 조금만 더 시간을 내어서 꼼꼼히 살펴본다면 소중한 건강과 재산을 더욱 효과적으로 지킬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을 통해 이외에도 다양한 소비자 유의사항을 안내하고 있으므로 평소에도 틈틈이 자신의 금융지식을 쌓아나가면 슬기로운 보험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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