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농촌진흥청이 주관한 '2019 농업기술대상 차세대연구원'에 선정된 윤주연 연구원은 '바이러스 저항성 유도 원천 물질 개발' 연구를 통해 골칫거리 바이러스로부터 농작물 피해를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해결책을 찾았다는 성과를 인정받아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공동연구원인 권태룡, 조인숙 연구원과 함께 진행한 이번 연구는 그간 소극적 대처에만 그쳤던 바이러스 치료에서 안정적인 효과를 가진 바이러스 방제 상용화로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급격한 기후 변화와 농산물 교역 등의 개방화로 고위험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이 증가하면서 원예작물 피해도 급증하는 추세다. 작물바이러스병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액은 연간 1조 원 정도로 추산되며, 2000년 이후 검역금지급 바이러스인 자두곰보바이러스(PPV) 등을 포함해 외래 바이러스 32종이 유입된 바 있다.

현재까진 작물바이러스 치료약제가 개발되지 못해 바이러스 매개충을 차단하거나 감염주를 조기 진단해 제거하는 소극적 대처에 국한돼 있어 항바이러스제 개발과 산업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항바이러스제는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뉘는데 식물의 면역을 유도해 바이러스병을 경감시키는 저항성 유도 물질과, 식물체에 침투 이행이 가능한 바이러스 치료제로 구분된다. 연구팀은 표준바이러스원과 표준화 된 바이러스 저항성 평가법으로 선발된 베타글루칸, 탄닌산 등 원천물질 5가지를 최종 선발해 실험한 결과, 후보물질을 처리한 고추에서  오이모자이크바이러스(CMV)가 40~70% 감소했으며, 바이러스 증상도 경감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고추 묘의 길이와 경경(굵기)이 증가해 고추의 생체량이 14.3% 증대되는 효과도 확인한 연구팀은 이같은 조치로 바이러스병도 예방하고 고추의 수량이 증가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로 연간 ha당 561억 원의 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기존의 PCR 등 유전자 진단법을 통해 변종을 구별하려면 7일 이상 소요됐지만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저항성 평가용 표준 바이러스원을 활용한 'CMV 병원성 구별 신속·정밀진단법'으로는 3시간 만에 병원성을 구별할 수 있어 시간을 98% 절감할 수 있어 농가에서 높은 활용도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항바이러스 원천물질을 조기에 개발하고 방제효율이 높은 신약을 개발하게 된다면 전체 작물보호제 시장 확대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는 게 연구팀이 거둔 귀한 수확이다.

윤주연 연구원은 "이번 항바이러스제 원천물질 개발로 바이러스 방제제 연구에 한걸음 나아가긴 했지만 여전히 해야 할 일들과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며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병 진단과 약 처방이 동시에 이뤄지는 미래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희망도 발견하게 됐다"며 소감을 밝혔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