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은 6일부터 6월 28일까지 3층 기획전시실에서 ‘고 김철순 기증 민화 특별전-민화 속에서 나를 만나다’를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전주출신 민화연구가 고 김철순 선생이 젊은 시절부터 수집해왔던 민화 가운데 60여점을 선보인다.

김철순 선생은 지난 2001년 고향인 전주에 수집한 작품 319점을 기증했다. 기증 작품은 조선시대 민중문화를 담백하고 해학적으로 그린 것으로 가치가 큰 작품들이다.

이번 전시는 기증자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그 뜻을 널리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더불어 고금을 막론하고 민중의 간절한 염원이 담긴 민화를 주제로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민화는 장수, 다산, 부귀, 액막이, 백년해로 등과 같이 사람들의 소망과 바람을 담은 그림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네 삶에서도 민화를 감상하며 기원하는 바는 그대로 남아 있다. 이처럼 민화에 담긴 의미와 매력을 감상할 수 있도록 이번 민화전에서는 입신양명, 부부화합, 다산기자, 부귀영화, 벽사, 수복장수 등의 섹션으로 나눠 구성했다.

‘입신양명’에서는 용이 되고자 튀어오르는 물고기처럼, 높은 벼슬에 올라 부귀를 누리고 만인의 존경을 받는다는 입신출세의 내용을 담은 민화를 소개한다.

‘부부화합·다산기자’에서는 짝을 이룬 동물과 새끼를 돌보는 어미의 알을 많이 낳는 물고기, 씨앗이 많은 수박과 참외 등으로 가족의 화합과 다산을 그린 민화를 감상할 수 있다.

‘부귀영화’에서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자태로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민화 병풍을, ‘수복장수’에서는 장수를 염원하는 마음을 담은 민화가, ‘벽사’에서는 새해를 맞아 잡귀를 물리치고 복을 구하는 염원을 담은 민화가 전시된다.

‘전주의 민화’에서는 전라도민화의 대표격인 전주민화와 전주민화작가로 활동했던 장산파(長山波)를 소개한다.

전시를 통해 어변성룡도, 화조도, 모란도, 작호도, 십장생도 등 다양한 민화를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매화, 국화, 여치, 가지, 앵무, 개, 수탉 등 민화 속 동식물 등의 보편적 상징성과 작가들의 해학적 표현 방법 등도 선보인다.

고 김철순 선생은 민화의 개념을 대중에게 널리 알린 한국인 1세대 민화연구의 선구자이자 해방 직후 전주고 교장과 전북도지사를 지낸 김가전 선생의 장남이면서 독립운동가 김인전 목사의 조카이기도 하다.

서울대 문리과대학 대학원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언론인 생활을 했으며 독일 뭔헨대학교에서 로마미술사를 연구하였다. 저서로는 <한국인의 민화>, <조선시대의 민화>, <한국민화논고> 등이 있다.

전주역사박물관 이동희 관장은 “이번 특별전을 개최할 수 있도록 민화를 기증해주신 고 김철순 선생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며, 더 많은 분들이 기증에 참여하여 역사와 문화를 지키는 데 함께 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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