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발표한 고용동향보다 실제의 고용시장 분위기가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는 연구자료가 발표됐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선 실질적 취업시간을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6일 성신여대 박기성 교수팀에게 의뢰한 '전일제 환산 취업자 수 추정 및 분석'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고용동향 통계의 원자료인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재가공해 전일제 환산(FTE) 방식으로 취업자 규모를 구했다. FTE 방식은 실제로 한 주에 40시간 풀타임으로 일한 사람을 전일제 환산 1명으로 산정한 것으로 지난 3월 FTE 취업자 증가율은 전년동월에 비해 7.6%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취업자 수의 전년비 감소율인 0.7%보다 약 10배 이상 가파른 하락세로 과거 IMF 외환위기에 맞먹는 수준의 감소율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즉, 이번 통계청 발표와는 달리 코로나19가 고용동향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이 IMF 위기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었음을 보여준 것이다.

특히, 코로나19의 타격을 가장 많이 받은 직종은 대면 서비스직으로 나타났는데 FTE 취업자 감소율은 전년동월비 도매 및 소매업에선 -11.2%, 숙박 및 음식점업 -14.6%, 교육 서비스업에선 무려 -24.9%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계청 통계보다 최대 4배 이상 급격한 감소세인 것.

또한 예술·스포츠 및 여가관련 서비스업은 코로나19 고위험군으로 지목됐던 노래방과 PC방 등 유흥시설이 포함된 업종으로 통계청은 취업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발표했지만 FTE 방식으로 보면 모든 업종 중 두번째로 일자리가 많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돼 현재 통계청의 접근방식으로 현실적인 취업자 추정에 간극이 벌어질 수 밖에 없음을 지적했다.

연구를 주도한 박기성 교수는 "FTE 기준으로 보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실질적 일자리가 훨씬 더 심각하게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며 "정부가 서비스업종 근로자에 대한 지원 대책을 마련할 때는 통계청 방식 뿐 아니라 FTE 방식 통계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홍민희기자·minihong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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