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을 앞두고 친구들 볼 생각에 들뜬 아이들의 ‘설렘’과 가정의 달을 맞은 노인들의 ‘기다림’에 비교적 조용한 주말이었지만, ‘놀고 싶은 젊음’은 사뭇 다른 세상을 보는 듯 했다.

‘서울 이태원 발’ 감염 확산 소식과 쏟아지던 비조차 감성주점 등 유흥시설로 향하는 젊은이들의 발길을 막지 못했다.

8일 오후 9시께 전주 신시가지. 저녁부터 내리기 시작한 빗줄기가 제법 굵어졌지만 이미 도로 양 편은 차들로 가득 차있었다. 한 우산 아래 삼삼오오 모인 이들은 인근 주점 등으로 향했다. 몇몇 가게는 이미 손님으로 꽉 차있었다. 몰린 인파로 미처 들어가지 못한 이들은 비를 피해 주점 처마 아래를 따라 길게 늘어섰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이들 중 대부분은 마스크조차 쓰지 않은 채였다.

환기를 시키려는 듯, 주점 문은 대부분 열려있었지만 한 가게 안쪽에는 드라이아이스로 추정되는 연기가 자욱했다. 전날 이태원에서 다중이용시설 여러 곳을 방문한 확진자가 발생했음에도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이날 만난 A씨(27)는 “여태 이쪽은 조용했으니까 나왔다. 설마 서울까지 간 사람이 있었을 것 같진 않고 괜찮은 것 같은데…”라며 별스럽지 않게 말했다.

이런 모습은 토요일인 10일까지도 이어졌다. 전날에 비해 날씨도 갠 편이다보니 오히려 인파가 더 몰렸다. 전날보다 더 많은 가게들이 더 많은 빈도로 붐볐다. 가게 옆을 따라 길게 늘어 선 줄도 전날에 비해 늘어나 보였다. 가게에 가득 들어선 사람들은 방역수칙에는 아랑곳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생활 속 거리두기가 처음 선보인 주이지만 용인 66번 확진자로 인해 방역 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그가 클럽 등 유흥시설을 다수 방문한 것이 밝혀지고, 그로 인한 2차 감염 소식이 이어지면서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이 도내 지역감염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다음 주부터 대면강의가 시작되는 도내 대학도 있다 보니 타지역 인구 유입이 예상되는 것도 이 걱정에 한몫을 더했다.

이에 정부에서는 지역사회 추가 확산과 유사 사례 재발을 막기 위해 9일 오후 8시부터 1개월간 클럽 등 유흥시설 운영을 자제하라는 행정 명령을 발동했다.

대면강의 재개 등으로 인한 타 지역 인구 유입 우려에 대해서는 각 학교 등과 연계해 촘촘히 대처할 방침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강영석 도 보건의료과장은 “유흥시설의 경우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가 어렵고, 환기도 안 되는 등 악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며 “다수의 국민들을 위해, 그곳을 찾는 젊은이들이 ‘내가 이 시점에 유흥시설을 가야할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반성해야한다”고 지적했다./김수현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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