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외교관 눈에 비친 인도는

한- 인도 관계 발전·협력 관계 IT 강국 부상 포함 사회변화 주목 이병재 기자l승인2020.05.11l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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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부터 2년 가까이 주인도 대사로 재임했던 외교관의 눈에 비친 인도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조현 현 주유엔 대표부 대사가 자신이 인도의 모습을 보고 듣고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다양한 관점에서 탐구하고 집필한 <한국 대사의 인도 리포트>(공감)를 펴냈다.

최근 들어 IT 강국으로 떠오르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인도 사회의 변화는 괄목할 만한 것이지만, 이러한 변화가 업그레이드된 시스템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정치와 경제 분야의 거버넌스가 더 효율적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잘 들여다보면 그렇게 바뀌고 있다는 것이 ‘인도 리포트’의 핵심이다.

책은 ‘변모하는 사회’ ‘변화하는 정치’ ‘떠오르는 경제’ ‘발전하는 한-인도 관계’로 구분돼 있다.

‘변모하는 사회’에서는 떠오르는 중산층을 주목한다.
“그렇다면 과연 인도의 균형추가 될 만큼 많은 중산층은 언제쯤 나올 것인가? 그 시기를 가늠하는 데에는 ‘소득과 교육’이 중요한 지표이다. 거기에 얼마나 많은 인구가 빈곤층으로 남아있는지, 이들이 중산층으로 성장하는 움직임은 있는지, 이 역시 눈여겨보아야 할 점이다. 또한 인도 정부는 어떤 청사진을 가졌는지도 주목해야 한다. 여기서 필자는 인도의 높은 교육열에 주목하고자 한다.”(29~30쪽)

‘변화하는 정치’에서는 인도인들의 토론문화를 민주주의의 핵심으로 꼽았다.
“인도의 사관학교에서도 부하들을 무조건 명령에 따르게 하기보다는 대화를 통해 설득해야 한다면서 토론 기법까지 가르친다고 한다. 민주주의는 인도의 소중한 자산이다. 인도 사회는 공권력에 의한 억압이 상대적으로 적으며 높은 수준의 개인적 자유를 누리고 있다. 이상적인 것은 아마도 높은 자유를 구가하면서 효율성과 공정성이 확보된 정치체제일 것이다.”(102쪽)

‘떠오르는 경제’는 가난의 역사를 되짚어보는데서 시작한다.
“필자가 인도에서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 중 하나는 “인도가 중국처럼 성장할 수 있을까요?”라는 것이었다. 14억 인구의 거대시장에 풍부한 자원과 탄탄한 고급 기술 인력, 달은 물론 화성에도 탐사선을 쏘아 올린 놀라운 과학기술을 보유했지만, 세계 경제에서의 위상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초라했고 지금의 경제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확신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 그러나 인도는 2015년부터 중국보다 빠른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192쪽)

‘발전하는 한-인도 관계’의 시작은 눈에 보이는 빈곤과 무질서, 낙후된 시설로 평가할 게 아니라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인도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우리의 신남방정책 중심에는 인도가 있고, 인도는 신동방정책(Act East Policy)을 추진하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와의 관계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이제 인도를 거대한 시장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어떻게 인도와 함께 성장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또한 모디 총리의 취임 이후로 국제사회에서 적극적으로 존재감을 높이고 있는 인도는 평화로운 한반도와 자유롭고 번영하는 인도 태평양을 만들기 위한 중요한 협력 파트너이기도 하다.”(254쪽)

이 책은 유능한 정통 외교관인 저자의 넓고 깊은 전문가적 식견과 통찰력으로 찾아낸 방대한 인도의 실증적 사례들이 잘 정리됐다. 독자들의 인도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

저자는 1979년 외교부에 들어가 유럽, 아프리카, 미국 등지에서 근무하였으며 오스트리아와 인도 주재 대사를 지냈다. 외교부 본부에서는 에너지 자원 대사, 한·미 원자력 협력 협정 교섭 대표, 다자외교조정관, 차관직을 역임했다. 직업 외교관으로서 여러 나라의 사회, 정치, 경제 체제를 경험하고 비교하면서 더 나은 거버넌스에 대해 고민해 왔다.
/이병재기자·kanadasa@


이병재 기자  kanada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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