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태원 일대 유흥클럽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예사롭지 않다.
황금연휴가 끝난 10일 하루에만 신규 확진자가 34명이 나오더니 현재까지 100명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이들의 가족과 지인, 회사동료 등 2차 감염자도 속출하고 있다. 신규 확진자가 하루 30명을 넘긴 것은 거의 한 달만이다. 마치 코로나19가 심각해지는 초창기 때의 모습을 보는듯하다.
더욱이 문제가 되는 것은 확진자 분포가 수도권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경기, 인천, 충북, 부산, 제주에 이어 전북에까지 이르고 있다. 직업도 군인과 피부관리사, 콜센터 직원 등 밀집도가 높거나 대인 접촉이 많은 직종 종사자가 많다고 한다. 전북의 경우 공중보건의까지 확진됐다. 전북에서는 20번째다.
한풀 꺾였던 코로나 사태가 다시 확산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러울 뿐이다.
이태원발 코로나19 사태는 전북지역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확진 판정을 받은 공중보건의를 비롯해 오랜만에 대면수업에 들어갔던 대학도 강의를 전면 중단한 데다 기숙사도 퇴소조치에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군다나 전북지역 유·초·중·고와 대학 구성원들도 이태원을 방문한 것으로 드러나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물론, 현재까지 확진 판정은 받은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19 시국에 적절치 않는 행동을 벌인 것은 비난을 받아 마땅할 것이다.
따지고 보면, 이번 사태는 예견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코로나19가 다소 소강상태를 보이자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활 거리두기로 대폭 완화했다. 이에 따라 각급 학교 개학이 논의되고 무관중을 전제로 한 축구와 야구 프로도 시즌을 시작했다. 종교와 유흥시설을 비롯한 다중 이용시설의 점진적 개방도 허용하는 등 방역의 강도가 확연히 낮아졌다.
그리고, 공간이 밀폐된 클럽에 젊은이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사태가 확산됐다. 한 마디로 순간의 느슨함이 이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이태원발(發) 집단 감염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데 모든 역량을 기울여야 한다. 더 나아가 이러한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방역시스템을 보완하는 일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코로나 방역 모범국으로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고 있다. 국민 각자가 방역의 주체가 돼 기본수칙을 철저한 게 그 원천이었다. 이번 사태로 우리의 방역 역량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초심으로 돌아가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면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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