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발 코로나19 영향이 대학에도 미쳤다. 5개월 만에 시작된 대면 수업은 전격 취소됐고, 기숙사도 퇴소 조치도 검토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대면수업이 재개된 지 이틀째인 12일 원광대학교. 캠퍼스 내에는 전날과 다르게 적막이 흐르고 있었다.

전날 한창 배드민턴 수업이 진행됐던 구체육관에서는 전날의 활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체육관 안에는 불이 꺼졌고, 드나드는 이들을 점검하던 책상도 텅 비었다. 문 앞에는 노란 바탕에 까만 글씨로 ‘출입통제’ 표시까지 나붙었다. 아래에는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에 따라 잠정 휴관한다’는 내용의 공지였다.

이런 모습은 인문대학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날 인문대 앞에는 ‘금일 오전 방역소독을 하고 건물을 폐쇄할 예정이니 출입을 삼가달라’는 공지가 붙어 있었다. 불까지 꺼진 채 단단히 잠긴 문 안쪽에서는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아, 휑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기숙사 앞에는 방역을 위한 것으로 보이는 소독차 한 대가 주차돼있기도 했다.

오후 1시로 접어들 무렵에는 중앙도서관도 문을 걸어 잠그는 등 시설들이 곳곳에서 문을 닫으며 발길을 돌리는 학생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재학생 박모(22)씨는 “이태원 클럽을 다녀왔다는 학생이 음성이면 좋겠는데, 양성이라도 받으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말끝을 흐렸다.

이날 교정에서 마주친 학생들은 대부분 마스크로 단단히 중무장을 한 채였다. 마스크를 끼지 않은 학생은 스무 명 중 두세 명 꼴. 절반 가까운 학생들이 야외에서 마스크를 끼지 않았던 어제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이 같은 풍경은 ‘설마’ 했던 이태원 사태 여파가 교정에도 미치면서다. 현재 지역감염 우려가 높아지고 있고, 실제로 재학생들 중 이태원 인근에 거주하거나 클럽을 방문한 뒤 신고한 사례가 10여명 가량 발생했기 때문이다.

원광대학교는 이날 오전 9시부터 대면수업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공지를 내보냈다. 수업중인 경우 바로 수업을 멈추고 귀가하고, 자택 학습을 권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후 이론 교과목의 온라인 수업을 유지하고, 실험실습 대면수업 진행일정을 재조정하기로 결정했다.

원광대 관계자는 “지금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은 없지만 전날부터 시설들에 방역 조치를 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안전한 캠퍼스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김종순기자·soon@김수현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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