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의 오프라인 접수 첫날부터 주민센터와 은행이 상반된 풍경을 보였다.

이번주는 온라인 사전접수와 마찬가지로 5부제 접수여서 세대주 본인의 생년 끝자리가 1과 6인 사람들부터 신청이 이뤄졌는데, 도내 각 지역 주민센터는 이른 아침부터 신청을 위한 인파가 몰리고 서버 과부화로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지만 은행권은 평소와 비슷한 수의 고객만 내방하면서 지급형태에 대한 온도차가 뚜렷이 나타났다.

재난지원금 오프라인 신청 첫날인 18일. 전주시 각 주민 센터들에는 아침부터 인파가 몰렸다.

이날 10시께 서신동 주민 센터 2층에서는 이미 발부된 번호표 수가 150번을 훌쩍 넘어섰다. 동사무소를 찾은 이들 대다수의 머리 위에는 하얗게 세월이 내려앉아 있었다.

재난소득지원금에 대한 이들의 기대는 꽉 닫힌 서버 앞에서 좌절됐다. 이날 전국적으로 재난지원금 신청을 받기 시작하면서 일부 대단위 도시에서는 서버에 과부하가 걸려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10시께 신청에 성공한 이들은 14명뿐이다. 나머지 시민들 대부분은 실제 신청이 진행되는 건물 안쪽으로 들어서지 못했다.

10시 20분에 접어들면서 잠시 진행이 원활해지나 싶었던 서버는 30분쯤부터 다시 꽉 막혔다. 이날 중화산 2동 주민 센터에서 신청을 돕던 한 직원은 “사람이 많이 몰려 서버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보니 5분에 1건 되면 빨리 처리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소요를 빚은 것은 비단 서버 문제만이 아니었다. 이날 중 재난지원금 온라인 신청 5부제가 해제되며 해당 날짜가 아닌 사람들도 찾아왔을 뿐더러, ‘왜 전주시에서는 지역상품권으로 지급하지 않느냐’는 문제를 제기한 이들도 있었던 것이다.

실제 이날 주민 센터를 찾은 한 37년생 노인은 “오늘은 해당되는 날짜가 아니니 나중에 다시 찾아오시라”는 직원의 안내에 “내가 이 몸으로 힘들게 계단까지 올라왔는데 나중에 오라니 말이 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주민 센터를 찾은 또 다른 시민은 “내가 카드를 한 번도 사용해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쓰라는 말이냐”며 하소연하기도 했다.

한바탕 소란을 빚었던 주민 센터는 11시께로 접어들며 신청이 차차 원활하게 진행됨에 따라 안정을 되찾았다.

전주시 관계자는 “현재 신청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혹시 모를 경우에 대비해 지자체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신청을 안내하는 등 방법을 강구했다”며 “지자체가 직접 서버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보니 어려움이 있었지만,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내 은행권은 평소와 다름없는 풍경을 보였다. 간혹 문의전화가 오긴 했지만 선불카드 접수 및 카드 포인트 충전을 위해 찾는 내방객은 오전 내내 10명을 밑돌았다. 농협은행 전북본부점를 찾은 고객도 10명 안팎이어서 업무 혼잡은 엿볼 수 없었다.

전북은행 본점 영업점 관계자는 "아무래도 지난주 신용·체크카드 온라인 사전신청이 진행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5부제 신청이 끝나는 다음주에도 관련 내방 고객이 크게 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7일 24시 기준으로 전북지역 긴급재난지원금 신용·체크카드 신청현황을 살펴보면 총 30만 가구가 신청했으며, 금액으로는 2천억 원이 넘는다. /홍민희기자·김수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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